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근대소설극장] “뽕밭에는 한 번밖에 안 갔다. 어쩔 테냐?!”

한국근대소설, 등장인물소개로 맛보기 ➃



맛볼 소설 : 나도향, 「뽕」, 『개벽』, 1925년 12월호



시놉시스


강원도 철원 용담에 사는 노름꾼 김삼보는 5년 전 인물이 남달리 빼어난 안협집을 데려와 같이 산다. 그러나 노름꾼인지라 한 달에 집에 하루나 있을까 말까 한 데다가 돈을 벌어오지도 못하는 삼보. 결국 안협집은 먹고살기 위해 품앗이 등을 다니다 어느 날 어떤 집 서방님에게 “실없는 짓”을 당하고 쌀말과 피륙 등을 받은 이후 그것처럼 좋은 벌이가 없다 싶어 차츰 동리에서 돈푼 상당한 사람들을 상대하며 살아간다. 안협집의 뒷집에 머슴을 살러 나타난 삼돌은 그런 안협집에게 계속 수작을 걸지만 안협집은 유독 삼돌에게만은 눈길도 주지 않고 계속 무시한다. 그러던 어느 여름 삼돌의 주인집과 함께 누에를 쳐서 실을 낳으면 반으로 나눠 갖기로 한 안협집. 누에 먹일 뽕이 동 나자 삼돌은 자기가 뽕을 훔쳐다 주겠다고 나서고, 안협집이 자기와 한밤중 뽕밭에 동행하길 요구하는데 ……….



잇 신(it scene) 


#뽕이 떨어져 곤란해하는 주인과 안협집에게 자기가 질 좋은 뽕을 구해 주겠다고 나선 삼돌. 그가 구해온 뽕은 건너 새 술막에 있는 뽕밭에서 훔쳐온 것이었다. 또 혼자 가다 걸리면 어쩌냐며 안협집과 함께 한밤중 뽕을 훔치러 가기로 한 삼돌. 그날 저녁 신이 나서 목물까지 하고 발을 씻고 웃옷과 바지까지 갈아입은 삼돌이 곰방대를 물고 어서 시간이 오기만 기다리는 장면.


#뽕을 훔치다 주인에게 걸리자 삼돌은 쏜살같이 철망을 넘어 달아나고 다리가 떨려 제대로 도망치지 못한 안협집은 주인에게 잡히고 만다. 안협집을 “도적년”이라며 끌고 가던 주인이 성냥불을 그어 안협집을 들여다보더니 “흥” 하며 의미 있는 웃음을 웃고, 이 웃음에 한가닥 희망이 있음을 직감한 안협집이 따라서 방싯 웃는 장면.


#오랜 만에 집에 돌아온 김삼보는 안협집이 뽕밭에서 겪은 일을 알게 되고, 삼돌에게 대들다 패대기쳐지는 모욕을 당한 후 삼보는 안협집이 죽도록 팬다. 계속 대드는 안협집에 열을 받아 계속 힘을 주어 때리는 삼보는 순간 쓰러진 안협집이 숨소리가 들리지 않자 기겁을 하여 약국에 가서 약을 지어 돌아온다. 약봉지를 들고 돌아온 삼보 눈에 말없이 집안에 앉아 있는 안협집이 보이고, 삼보와 안협집 둘은 서로 말없이 밤새도록 앉아 있다. 그렇게 이튿날도 말없이 서로 밥을 먹고 서로 앉아 쳐다보고 서로 옷도 주고받아 갈아입고 하루를 보내는 장면.




등장인물


▶안협집
고향 : 강원도, 평안도, 황해도 등 이 3도 품에 있는 고읍 안협
나이 : 26세
성격 : 한 번 맘에 들지 않는 것은 만 냥금을 주어도 거들떠보지 않음
안협집의 한마디 : “맘에 드는 서방질은 부정한 일이 아니요, 죄가 아니요, 모욕이 아니나 맘에 없는 놈에게 그런 소리를 듣고 당하는 것은 무서운 모욕이다.”

“뽕밭에는 한 번밖에 안 갔다. 어쩔 테냐?!”


철원 용담 제일의 미녀. 안협집이 동리에 오던 날, 그 동리의 또래 여자들은 모두 거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예쁘지 않은 여자들은 자기 얼굴을 쥐어뜯고 싶게 만들고, 지금까지 “나 정도면” 하고 얼굴에 자만심을 가졌던 여자들도 자기 얼굴에 결함이 있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툭 하면 집을 나가 노름판을 다니다 돈도 못 벌어오는 남편 탓에 동네에서 이 일 저 일 품앗이를 다니다 동네 서방님 한 명에게 일을 당하고 쌀과 피륙을 받은 이후 아예 일하지 않고 지내며 모양내고 거드름 부리며 다니고 있다. 뒷집 주인 노파가 같이 누에를 쳐서 실을 낳거든 반으로 나누자고 약속한 뒤 누에 치는 일을 부업처럼 하고 있다.


그런데 골칫거리는 노파네 머슴 삼돌. 툭하면 들이대는데, 자기 맘에 안 드는 일은 죽어도 하기 싫은 성격의 안협집이라, 상종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누에를 먹일 뽕을 훔치러 삼돌과 함께 남의 밭에 가게 되었는데, 결국 주인에게 들켜 겨우겨우 감옥살이는 면하고 무사히 돌아오게 된다. 그후로 삼돌이 툭 하면 “뽕지기 보고 싶지 않습나”라며 빈정대는 바람에 동리 사람들이 그 사실을 다 알게 되었고, 안협집은 더욱 삼돌에 대한 분함에 치를 떤다. 그러다 결국 밤에 안협집을 덮치려는 삼돌의 뺨을 때리고 침을 뱉으며 겨우 그 손에서 놓여난 안협집은 남편 삼보가 돌아오자 삼돌의 일을 고해바치며 혼내 주기를 바란다. 결국 힘에서 삼돌에게 밀린 삼보는 도리어 분노를 안협집 에게 쏟아내며 그녀를 죽도록 패고, 겨우 둘 다 정신을 차린 후에 서로 말없이 하루를 보낸다. 이후 삼보는 다시 노름판으로 떠나고, 안협집은 누에를 따서 뒷집 노파와 30원씩 나눠 먹는다.


▶김삼보
고향 : 강원도 철원 용담
나이 : 35세
별명 : 땅딸보, 아편쟁이, 오리궁둥이, 노름꾼
직업 : 노름
주 활동무대 : 강원도, 황해도, 평안도 접경의 다양한 골패 투전장


안협집의 남편. 볼품없는 노름꾼 삼보가 안협집 같은 미인을 어떻게 얻어왔나에 대해서는 세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술 파는 것을 눈 맞추어 얻었다. 둘째, 계집이 삼보에게 반해서 따라왔다. 셋째, 안협집의 전 남편과 삼보가 노름을 해서 삼보가 빼앗았다. 가장 유력한 설은 세 번째 것. 아무튼 예쁜 부인을 집에 데려다 놓고도 삼보는 노름판을 떠돌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빈손으로 들르기 일쑤. 언젠가부터 집에 들르면 안협집은 전에 없던 바가지를 긁다가 노자랑 밑천 몇 푼을 살포시 쥐어 준다. 하루는 역시 오랜만에 나타난 삼보에게 안협집이 유달리 반가워하며 맞이하자 무언가 의심스러웠는데, 아니나 다를까, 으레 먼저 묻는 얼마 땄냐는 말도 없이 다짜고짜 어떤 놈에게 욕 당할 뻔했다는 말을 넋두리하듯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속으로 삼보도 분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협집의 소행도 짐작은 하고 있었던 터고, 무엇보다 삼돌이란 놈이 얼마나 기운이 센지 익히 들었던 터라, 건성으로 대꾸나 하며 가만히 있으려 하였다.


그러다 부부간 싸움이 나게 되었는데, 마침 그때 삼돌이란 놈이 집에 나타나 술냄새를 풍기며 참견하려 들자 화가 난 삼보가 “이 녀석 네가 무슨 뻔뻔으로 이따위 수작이냐? 내 계집 이놈 왜 건드렸니” 하고 삼돌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나 덩치와 힘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삼보는 삼돌의 손에 마당에 개구리처럼 내다꽂히고, 삼보는 분을 아내 안협집에게 풀기 시작한다. “자기의 무딘 팔다리가 계집의 따뜻하고 연한 몸에 닿을 때에 적지 않은 쾌감을 느끼”며 그럴수록 속에 숨겨 있던 잔인성이 북받쳐 올라 더욱 안협집에게 주먹질을 가했다. 고꾸라진 안협집이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나서 약국에 달려갔다 온 삼보는 무사히 방에 앉아 있는 안협집을 보자, 반갑기도 분하기도 하여 약을 마당에 팽개친다.


김삼보의 한마디 : “이년! 더러운 년! 뽕밭에는 몇 번이나 갔니?”


▶삼돌이
고향 : 모름
나이 : 모름
별명 : 호랑이(힘이 세서. “송아지 한 마리 옆에 끼고 개천 뛰기는 밥 먹듯” 함)
직업 : 머슴
장기 : 노래(“논맬 때 아리랑 타령 마디나 똑똑히 하고“), 말빨(”떠들어 젖히는 것이 그럴 듯 하고“)


2~3년 전 어느 가을에 안협집네 뒷집 노파네 나타난 머슴. 동리에서 반반한 계집은 남모르게 모두 건드려 보았으나, 안협집 하나가 내내 말을 듣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조가 헤프기로 유명하면서도 유독 자신에게는 허락지 않는 것이 못마땅하고 그럴수록 더욱 안협집을 갖고 싶어 애달아한다. 뽕서리를 하러 한밤중 뽕밭에 가던 날, 오늘 밤에는 꼭 내것인 줄 알았던 안협집을 생각지도 못한 뽕밭 주인에게 빼앗기고 분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그것을 약점 잡아 자기 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안협집이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할 거라고 생각. 안협집을 볼 때마다 뽕 이야기를 하며 은근히 협박을 하고, 결국 동리사람들도 무슨 일인지 다 알도록 만든다. 그러던 중 밤에 안협집을 찾아갔다 도리어 뺨 맞고 쫓겨난 후 앙심을 품고 어떻게 해서든 안협집을 곯리리라는 생각이 가슴속에 탱중하였다(화나 욕심 따위가 가슴속에 가득 차 있다). 안협집의 남편 삼보가 집에 온 날 부부싸움에 끼어들어 뽕밭일을 이야기하며 삼보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삼돌의 한마디 : “임자는 사람을 너무 가려 봅디다! 그러지 마슈. 나도 지금은 남의 집 머슴 놈이지마는 집안 지체하든지 젊었을 적에는 그래도 행세하는 집에서 났더라우. 지금은 그놈의 원수스런 돈 때문에 이렇게 되었지마는.”

안협집을 괴롭히고 귀찮게 구는 삼돌이



▶뒷집 주인 노파

삼돌이네 주인마누라. 자기가 누에를 놓고 혼자는 힘이 드니까 안협집을 불러서 같이 누에를 길러 실을 낳거든 나누자고 제안한다. 자기 집 울타리와 인근의 뽕이 모두 동이 나서 뽕을 돈을 주고 살 수밖에 없게 되자, 어떻게 하면 공짜로 뽕을 구해올까 궁리를 하고 있을 때 삼돌이란 놈이 나서서 뽕을 구해 주마 하였다. 훔쳐온 뽕인 줄은 알지만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고, 또 삼돌이 그렇게 하는 이유가 안협집 때문임을 아는 노파는 안협집에게 삼돌과 함께 뽕서리를 해오라고 부추기며 은근히 삼돌이를 돕는다. 후에 삼돌에게 겁탈을 당할 뻔한 안협집이 분에 겨워 삼돌을 집에서 내보내라고 종용하자 속으로는 ‘소 한 필을 달라면 줄지언정 삼돌이를 내놔?’ 하면서 겉으로는 웃으며 “내쫓아서 무얼 하우” 하고 안협집을 어른다.


주인 노파의 한마디 : “여보, 이번에는 임자〔안협집〕가 하루 저녁 가보구료. 그놈이 혹시 못 가게 되더라도 임자가 대신 갈 수 있지 않수. 또 고삐가 길면 밟힌다구 무슨 일이 있을는지 모르니 임자가 둘이 가서 한몫 많이 따오는 것이 좋지 않수.”


▶뽕밭 주인

며칠째 자기 밭의 뽕이 서리당하고 있는 것을 알고 벼르고 있다가 도둑질 현장을 적발, 제대로 도망치지 못하는 안협집을 쫓아가 잡은 후 욕을 하며 끌고 가다 성냥불에 비친 안협집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좀 풀어지려는 찰라, 자기를 보고 웃는 안협집의 웃음에 마음이 “흰죽같이 풀어진다”.


뽕밭 주인의 한마디 : “이리 와! 외양도 반반히 생긴 년이 무엇이 할 게 없어 뽕 서리를 다녀!”


▶이장의 동생

뽕밭에서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 열이 난 삼돌이 안협집을 찾아가 왜 자기랑은 자지 않냐고 들이대다가 안협집에게 뺨을 맞은 후 힘으로 그녀를 누르는데, 마침 마을 다녀오던 이장의 동생이 그집 앞을 지나다 안협집이 지르는 소리를 듣고 문을 열어 삼돌이를 쫓아낸다. 그리고 푸념하는 안협집에게도 좋지 않은 소리를 하고는 문을 닫고 가버린다.

이장 동생의 한마디 : “젊은 것이 늦도록 사내 녀석들을 방에다 붙이니까 그런 꼴을 당하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설정

트랙백

댓글

  • 뿡뿡이 2014.04.18 15:53 신고 답글 | 수정/삭제 | ADDR

    캬~ <뽕>이라니! "지금 세상에는 섣부른 불알보다는 계집 편이 훨씬 나니라"는 대목에서 뿜어버렸던 기억이 난다능..

    • 북드라망 2014.04.19 22:43 신고 수정/삭제

      아하하;; 저도 인용하신 문장을 보니 뭔가 강렬한 느낌이 전해져오는 것 같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