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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3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1편. 무기력한 치료-인간(下) 1편. 무기력한 치료-인간(下) 대칭성, 거대한 흐름 속 ‘생명’ 그렇다면 어떻게 제3의 길을 뚫을 것인가? 내가 치료-인간으로써 느끼는 무기력이란 인간이 타 동물과 맺는 관계에 대한 상상력의 결핍에서 왔다. 인간이 타 동물들을 관리하는 것 외에 다른 방식으로 동물들과 관계 맺는 방법은 없을까?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마땅한 대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시간 여행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서 아주 멀리까지 가 봤다. 한 3만 년 정도? 구석기를 사용하던 3만 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는 비록 문자를 통해 기록을 남기진 않았지만, 그들의 철학을 담은 신화만은 구전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선사 시대 신화를 인류 최고(最古)의 철학이라고 하며, 신화를 통해 당시 인간은 여타 생명체들과의 관계에서 ‘.. 2022. 4. 18.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수의사, 한 마리 호모 사피엔스가 되다(下) 수의사, 한 마리 호모 사피엔스가 되다(下) 호모 사피엔스, 인간의 무게를 덜다 동물 복지의 최첨단에 위치하는 동물병원의 현장마저도 인간 중심적인 치료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런데 동물병원을 찾아오는 동물들이란 거의 가족이다시피한 ‘반려’동물들이 아니던가. 때는 바야흐로 반려동물 천만 가구 시대. 도시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인터넷을 통해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도 교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점차 많은 사람들이 사람보단 동물과 함께 살기를 선택하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관계란 이미 주위의 얄팍한 인간관계보다 더 큰 의미로 사람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동물을 단순히 제 만족으로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면, 동물과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고민해보지 않았을 리 없다. 혹 동물에.. 2022. 2. 21.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수의사, 한 마리 호모 사피엔스가 되다(上) 남산강학원에서 공부하는 이제 갓 수의사가 된 박소담의 "지금 동물병원에 갑니다" 연재가 시작됩니다. 동물 병원에서 일하며 마주하는 질문들을 풀어낸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의사, 한 마리 호모 사피엔스가 되다(上) 의사가 되지 못한 수의사 나는 수의사다. 일을 시작한 지는 반년도 안 됐다. 내가 수의사가 된 이유는 7년 전 지망 대학을 고르는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이왕이면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성적이 모자랐다. 그럼 뭐하지, 하고 고민하던 참에 친척들이 말해주길, 수의사야말로 요새 떠오르는 전문직이라지. 물론 거기엔 열댓 마리의 개‧고양이들을 싸게 맡기겠다는 친척들의 큰 계획이 있긴 했다. 그들의 염원이 통했는지 어쨌는지 나는 수의대에 들어갔고 결국 수의.. 2022.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