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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완5

미국에서 상담원으로 일하기 "사랑합니다, 고객님"?? 사무실 이야기 지난 겨울방학, 나는 로또를 맞은 기분이었다. 작년 내내 영어를 배웠던 헌터 대학교 ESL 사무실에서 내게 혹시 아르바이트 해볼 생각 없느냐고 연락이 왔던 것이다. 뭐지? 지원서도 넣은 적이 없는데 이렇게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넝쿨째 굴러온 호박을 걷어차지 않기로 했다. 돈이 필요했고, 또 교내 알바는 외국인 학생들이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직업이라 경쟁률도 치열했다. 정식으로 지원서를 넣으면 영영 잡을 수 없는 기회일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사무실 알바는 일명 ‘꿀의 알바’가 아닌가. 공짜는 없다 반 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제는 이 사무실이 왜 나에게 먼저 연락을 했는지 알 만큼 눈칫밥을 먹었다. 일단 이 사무실은 일손.. 2015. 9. 23.
"나도 뉴욕의 몇 만 명의 얼굴 중 하나가 되어간다." 뉴욕의 얼굴들 여름이 코앞이다. 나는 뉴욕에서 두 번째 여름나기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도 아닌데 괜히 유난 떨지 말라고 하겠지만, 모르는 소리다. 일단 담요를 준비해야 한다. 모든 곳에서 냉장고처럼 ‘풀가동’되는 에어컨에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또 한편, 지하철에서 ‘뉴요커들’과 살을 부대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여름은 겨울보다 불쾌지수가 높다. 인종에 따라 각양각색인 땀 냄새 속에 푹 쩔어서 반 시간 이상 달리다보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경지에 이른다. 이 혼돈 속에서 에어컨 때문에 정수리만 차갑다. 경계 혹은 경직 물론 어찌 이것이 뉴욕만의 상황이겠는가? 서울이든 방콕이든 여름의 만원 지하철은 늘 ‘지옥철’이다. 그러나 뉴욕의 다양한 인구구성은 이 전형적인 불쾌함 위에 독특한 긴장감을 더한다.. 2015. 6. 1.
영어 울렁증 극복?! '잡탕 영어라도 괜찮아' 영어를 사랑하는 법, 영어로 사랑하는 법 뉴욕 행이 결정되었을 때,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참 좋은 기회라면서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나로서는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학교 다닐 때도 학교를 나와서도, 나는 도통 외국어에 정을 붙이지 못했다. 일본어, 중국어, 한문과 영어가 자유롭게 섞이는 연구실에서 5년을 붙어 있었지만 그 동안 제대로 익힌 외국어는 하나도 없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본 경험도 없다. 가진 거라곤 내 영어 실력에 대한 불신 뿐이다. 이렇다보니, 출발하기도 전에 내 머릿속에서는 하찮은 걱정거리들이 끊이질 않았다. 내가 과연 학교를 찾아갈 수 있을까?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핸드폰 계약을 하고, 병원에서 증상에 대해 설명할.. 2014. 8. 1.
해완, 맨해튼 탈출, 퀸즈 독립생활 시작!! 맨해튼 탈출, 두려움 탈출 ~ 맨해튼과의 첫 기억 더운 초여름이다. 뉴욕에 처음 떨어졌을 때는 칼바람 부는 1월이었는데 어느 새 에어컨 없으면 못 사는 계절이 오고 말았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맨해튼 길바닥을 걷다보면, 지난 겨울에 방을 구하느라고 쭈뼛거리며 여기 저기 발품 팔았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이제는 그 대단한 맨해튼도 단지 옆 동네에 불과하다. 맨해튼에서 첫 집을 구하는 일은 이상하리만치 잘 풀렸다. 내가 도착할 때 즈음 갑자기 뉴욕 날씨가 풀렸고, 엄마와 나는 집을 보기 시작한 지 5일 만에 계약에 성공했다. 집이 좋은 건 결코 아니었다. 원룸을 커튼으로 나눠서 두 명이 함께 끼어 사는 집에, 한국 돈으로 다달이 100만원씩은 내야 했다.. 한국에서라면 쳐다도 안 봤을 그런 집이다. 그.. 2014.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