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관22

저항하라!! 반성하는 자신에게, 습관적인 자신에게! 자기배려 : 저항하는 주체의 생성 누구나 푸코를 읽다보면 푸코가 깨부수는 망치질에 놀라게 된다. 단 한 번의 머뭇거림도 없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가고야 마는 그의 언어는 감동을 넘어서, 어떤 경외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그렇게 깨부수기만 하면 되는가? 그렇게 깨부순들 어떤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깨부순 이후를 생각하노라면 일종의 불안감이랄까, 공허함만 덮치는 것이다. 그저 속 시원해지는 효과 말고는 더 뭐가 있을까 싶다. 더군다나 푸코가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도대체 우리가 이따위 곳에서 살고 있었느냐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해지기도 한다. 푸코 말대로라면 ‘나’라는 사람은 근대 담론이 만들어 놓은 ‘인간’ 가면을 쓰고, ‘국가장치들’이 만들어 .. 2013. 1. 15.
12음계, 12율려에 숨어 있는 중국인들의 사유 중국사유와 수 2 동아시아에 널리 퍼진 고전 악기 중 ‘생(笙)’이라는 악기가 있다. 이 악기는 복희(伏羲)의 누이이면서 부인이기도 했던 여와(女媧)가 만들었다고 한다. 신화는 대나무를 잘라내어 만든 12율관이 결합되면, 그 소리에 맞추어 한 쌍의 봉황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연주 소리가 서로 어우러지면, 그 소리는 두 날개를 표상으로 불러들여 봉황이 춤을 추는 것과 같이 느꼈다는 말일 것이다. 여기서 소리는 곧 봉황이다. 다시 말하면 행여 춤추는 사람들이 없더라도, 생의 연주소리는 듣는 이의 표상에 바로 ‘봉황의 춤’을 소환하였다. 아마도 들뢰즈라면 이런 것을 ‘존재의 생산 역능’이라고 했음직하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 존재들을 불러들여 존재자로 현실화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듣는.. 2012. 12. 4.
위클리 만세력 - 글과 똥은 하나다! 글을 쓰느냐 똥을 싸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乙未 11월 마지막 주입니다. 11월은 계절을 감상할 새도 없이 물 흐르듯이 가버렸습니다.(매 달이 그렇다고요? 네, 그렇습니다-_-;;) 요새 저는 글쓰기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12월 초에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에서 합동으로 개최하는 학술제가 있는데, 발표할 조별과제를 쓰지는 않고 다섯 명의 조원들끼리 매일 밤 한숨만 푹푹 쉬고 있습니다. 니체가 사유하는 것은 임신하는 것과 같다고 했던가요. 왜 우리는 언제나 상상임신만 하는가! 왜 낳고 보면 아기가 아니라 똥(?)인가! 글을 잘 쓰려면 잘 읽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많이 읽어야 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잘난 척 하기 위해 쌓는 교양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진정한 박학다식(博學多識)은 글을 풍부하게.. 2012. 11. 26.
철학에 죽고, 철학에 산다! 질문의 질문을 하라! 철학의 엄밀함 컴퓨터에 악성프로그램이 많아지면, 뒤죽박죽된 프로그램들을 수습하느라 하루 종일 곤욕이다. 그러다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면 세상이 원래부터 없기라도 했던 것처럼 덮어놓고 초기화하곤 한다. 그러면 밤새 푹 자고 일어난 강아지처럼 컴퓨터에 아연 생기가 돈다. 이런걸 보면 초기화한다는 말, 그러니까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를 생기롭게 만든다는 걸 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처음으로 가겠다는 열망은 컴퓨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가끔은 인생에도 이런 초기화가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다. 특히 병, 배신 혹은 다툼 같은 것들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면, 세상 모든 것이 그 사건에 비추어 보이는지라, 악성프로그램으로 가득한 컴퓨터마냥 인생이 한동안 뒤죽박죽이다. 사건에 대.. 2012.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