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선 지식인2

담헌 홍대용 ① : 우주를 사유하는 자연철학자 노론 명문가의 후예, 홍대용 과거를 포기하고 우주를 사유하다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홍대용! 홍대용(洪大用, 1731-1783)이라는 이름 석 자를 듣는 순간 우리들의 머릿속에는 ‘천애지기(天涯知己)’와 ‘천문과학’이 떠오른다. 청나라 북경의 유리창에서 우연히 만나 밤새 이야기를 나눈 일을 계기로 평생 우정을 주고받았던 담헌(홍대용의 호)과 그의 중국인 친구 엄성, 육비, 반정균!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바, 국경을 가로질러 인종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이토록 진한 우정을 나눈 조선의 선비를 또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과학사(科學史)상 가장 긴 과학서(1만 2천자)라는 칭송을 듣는 『의산문답』을 통해 지원설(地圓說)·지전설(地轉說)·우주무한설을 증명했고, 천문대인 농수각을 짓고, 천체를 관측하는 혼.. 2014. 12. 16.
[남인 백수 2세대 : 혜환 이용휴] ④ 이용휴의 제문, 그 담담한 글쓰기 혜환이 들려주는 아주 특별한 레퀴엠 겨울의 초입. 낙엽이 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진다. 자연의 이치상 생·장·소·멸을 겪지 않는 존재는 하나도 없건만, 소멸에 관한한 남다른 감정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 중에서도 가까운 이들의 죽음은 우리를 더욱 힘겹게 한다. 다시는 함께 할 수 없기에 담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제문을 지어 죽은 이를 추모하며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제문을 낭독하며 죽은 이들의 영혼에 말을 건네고, 그들의 장도(長途)를 위무했던 것이다. 물론 제문은 애도만 담지는 않았다.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을 말하는 양식이 제문이었다. 죽은 이들이 묵묵히 레테의 강을 건널 때,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간직하는 행위는 온전히 산 자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슬픔을 다하면.. 2014.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