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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15

너무 극복하기 힘든, 마음의 장애 난 환자가 아니야 오늘은 제이가 장애인 인권강사 양성 아카데미 졸업하는 날이다. 기초 과정, 전문가 과정 해서 10개월 동안 했던 공부를 마무리하는 날. 제이로서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시작하는 새로운 공부라 시작할 때 걱정이 앞섰다. 내가 과연 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제이는 학교 다닐 때 공부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에도 안 갔다. 책을 읽는 것이 제이에게는 힘들었다.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왔다. 마음 속에 하고 싶은 말이 가득 차 있는데 그것을 표현할 길이 없으니 늘 자신의 아우성으로 멍멍한 귀에 남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책을 읽는 대신 제이는 침묵 속에서 고요한 숨결을 전하는 시를 쓰면서 자기 자신과 대화를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혼자서 하는 독백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2012. 10. 22.
매일매일 당신과 나의 특별한 하루 누룽지 제이의 활동 보조 하는 것만 가지고는 생활이 어렵다. 현재 제이가 복지부에서 할당받은 시간 전부를 내가 뛰고 있지만 이 돈으로는 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식비하기도 빠듯하다. 급여의 반은 주거비, 반은 식비이다. 엥겔지수가 이렇게 높을 수가! 의식주 생활 중에 ‘식食’과 ‘주住’만 간신히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의衣’는 지금 내 처지로서는 고차원의 문화 생활로 느껴진다. 옷은 전혀 못 사 입는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게 어디인가! 감지덕지하면서 나는 제이의 활동 보조 하는 짬짬이 다른 사람의 활동 보조를 해서 모자라는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오늘 나는 체험홈에 거주하고 있는 한 친구의 아침 활동 보조를 나갔다. 화장실 가고, 목욕, 아침 식사를 도와주는 일이다. 체험홈에는 자립 .. 2012. 9. 11.
나만 할 수 있는 일은? 제이의 즐거운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 올 여름 제이의 수입은 쏠쏠했다. 복지 일자리 외에 아르바이트를 조금 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란, 박물관, 공연장, 은행, 체육관 등을 둘러보면서 그곳에 장애인 시설이 잘 되어 있나 잘 안 되어 있나를 조사하는 일이다. 원래 봄에 했던 아르바이트인데, 여름에 추가로 4건을 더 하게 되었다.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이 다 못 한 것을 제이가 받아서 더 하게 된 것이다. 이때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 중에 제이가 가장 일을 빨리, 그리고 많이 했다. 제이는 이 일을 너무나 즐겁게 신나하면서 했다. 무엇보다 돈이 되는 일이고, 서울 시내 여러 시설들을 둘러보는 게 제이에게는 ‘일’이라기보다 ‘소풍’이었기 때문이다. 일부러라도 놀러가고 싶은 미술관 박물관 같은 곳에 가서, 장애인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문.. 2012.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