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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선생의 도서관] 『문학이란 무엇인가』- 쓰기는 독자의 읽기를 통해 완성된다 읽기는 창조다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나는 푸코와 들뢰즈, 그리고 사르트르가 데모에 나섰다가 우연히 함께 찍힌 사진을 좋아한다. 그 사진에서는 들뢰즈가 푸코를 바라보고 있고, 사르트르가 뒤에서 그런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순간이 절묘하게 잡혀 있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나는 푸코나 들뢰즈 보다, 사르트르에게 더 눈길이 가게 된다. 이들 젊은 세대에게 수모를 당한 사르트르의 처지가 저 알 수 없는 시선에 묻어나 보여서다.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맑스주의가 얼마간 파문을 일으킬지는 모르겠으나 기껏해야 ‘찻잔 속의 폭풍’(tempêtes qu'au bassin des enfants, ‘아이 세숫대야의 폭풍’)에 불과할거라고 좀 세게 조롱했었다. 맑스주의가 서양의 인식론적 배치(disposit.. 2016. 4. 19.
토토로의 메시지, 태백혈! 우리집 토토로(土土路)와 태백(太白)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라는 영화를 보신 적 있으신가. (못 보셨다면 이참에 한번 감상해보시라!) 영화의 주연은 단연 배불뚝이 괴생명체(?) 토토로다. 도토리나무에 산다는 이 괴물-요정은 순진무구한 아이들에 접근해서 자연드림(自然-Dream)을 꿈꾸게 한다. 자연드림? 자연과의 교감? 아니다. 그냥 노는 거다. 자연과 우리, 사실 별로 할 게 없다. 단지 놀 뿐!^^ 헌데 이 영화에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게 있다. 바로 토토로의 몸매다. 보신 분들은 아시리라. 그리도 탐스럽고 두툼한 그의 몸. 흡사 중년남성을 연상시키는 그의 바디라인. 아마 눈치 채셨을 거다. 왜 다른 건 다 제쳐두고 그의 몸매에 집착하는지. 고백하건대 나는 몇 년째 임신(?)중이다. 임신 5개월.. 2012. 8. 31.
슬플 때 소화가 잘 안되는 이유 주간 김현경 슬픔(悲/憂)을 주관하는 건 폐다. 폐는 가을의 기운이고 가을이 되면 만물이 다 떨어진다. 이 하강하는 기운이 슬픔의 감정이다. 눈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 큰 슬픔을 만났을 때 털썩 주저앉는 것, 저절로 어깨가 축 처지는 것, 모두가 가을 금기의 하강 기운이다. 낙엽이 질 때 우수에 잠기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폐는 외부와 마주치는 관문이기 때문에 감수성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것, 타인의 고통에 공명하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다. 이것이 모자라면 일단 패기가 없을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호기심도, 감응력도 동시에 다 떨어진다. 혹은 반대로 툭하면 우는 사람이 있다. 이건 감수성이 아니라 일종의 피해망상이다. 늘 시선이 외부를 향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자극에도 눈물이 줄.. 2011.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