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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15

불들의 드라마, 여름 그리고 하지 하지, Reloaded 2 혹은 ‘절기드라마’ 시즌 2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음기, 너 어디 있니? 이맘때쯤 넋이 나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가만히 있어도 육수가 등줄기에서 삭은 내를 풍기며 줄줄 흐르고,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 하릴없이 얼굴을 디밀고 있는다. 아.. 이 바람 또한 냉풍은커녕 열풍(熱風)이 아닐 수 없구나. 문득 주변을 떠올린다. 함께 공부하던 학원의 수강생 중 몇몇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소리 소문 없이 여름의 열기에 흩어져 버린 사람들. 나 역시 더운 나머지 약속이고 모임이고 그냥 바깥나들이를 포기하고, 집에서 엎드려 있고만 싶다. 해가 져 어둑어둑해질 무렵에나 비로소 숨통이 트인 듯 기어 나와 시원한 맥주를 탐욕스레 들이킬 뿐.. 하지만 저 원망스런 따가운 태양은 하.. 2012. 6. 21.
망종, 씨앗이 되는 법 망종, ‘리환궁’으로의 초대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리환궁, 정점의 다른 이름 핫!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리환궁(泥丸宮)? 듣도 보도 못했다. ‘궁’자가 들어가니 경복궁, 창경궁 같은 궁궐이라고만 짐작할 뿐. 장하다. 1/3은 맞춘 거다.^^ ‘리환’이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의 니르바나 즉 열반을 의미한다. 유불도 삼교에서 ‘하늘의 중심’이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기에 옥황상제님의 처소라고 말한다. 그 궁전은 약초들이 빽빽하게 널려 자라고 있고 사람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평탄한 공간이 높다랗게 걸려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헌데 단청 입힌 궁궐의 내부는 텅 비었고 그 안에는 지극히 신령한 신(神)이 끊임없이 모여든다고 한다.* 이렇게 기묘하고 썰렁한 궁궐이라니. 불로장생이 목표인 도교에서는 리환궁에.. 2012. 6. 5.
곡우 - 각설하고 정신줄부터 붙잡자! 곡우, 존재의 씨앗을 틔우다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곡우, 간절함의 다른 말 촉촉한 봄비가 내려 곡식을 윤택하게 하는 곡우의 이미지는 허상이다. 이때는 오히려 가뭄이 심하기 그지없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봄 가뭄의 엄습은 농부들을 근심하게 한다. 입춘부터 청명에 이르는 동안 정성스레 마련한 씨앗이 한순간에 말라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곡우는 이 절기 동안 비가 와서 붙여졌다기보다, 비를 바라는 농부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 마음이 얼마나 지극했는지 모든 일상이 기우(祈雨)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었다. 곡우는 볍씨를 담그는 때이다. 볍씨는 농부에게 희망의 씨앗과 진배없다. 어떻게든 잘 돌봐 싹을 틔워 무럭무럭 자라게 해야 한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흔히 실없는 소리.. 2012.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