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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자10

2016년 신간예고! 상반기 북드라망 책 미리보기 2016년 상반기 북드라망 책 미리보기 예진: 사랑에도 예고편이 필요한 거야. 내가 얼마 뒤면 곧 고백을 들어갈 거다. 내가 다가간다, 곧. 그래야지 상대방도 뭔 준비를 하지. 기대를 할 수도 있고, 아니다 싶으면 방어벽을 칠 수도 있고 말이야. 승찬: 저 어떤 예고가 좋은 예고예요? 선배라면 어떤 예고가 보고 싶은데요? 예진: 좋은 예고? 난, 솔직한 거. 두근대게 하고, 완전 혼을 빼놓고 뭐 다 좋은데 그리고 다 그렇게 하는데, 나는 그래서 진심이 담긴 예고가 더 좋아. 솔직하고, 담담한 거. 막 엄청 번쩍번쩍하는 네온사인 속에서 조용히 혼자 타오르는 촛불을 발견한 기분? 얼마 전 때문에 정주행한 의 여운이 아직도 남았지 뭡니까. 연말도 함께 보내고 덕분에 출간 예고를 하는 포스팅에까지 끌어와서 써먹.. 2016. 1. 4.
"내게 두 눈이 있어 글자를 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옛사람에게서 온 편지 슬픔이 몰려올 땐 사방을 둘러보아도 막막하기만 하다. 땅을 뚫고 들어가고만 싶을 뿐 한 치도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럴 때 내게 두 눈이 있어 글자를 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손에 한 권의 책을 들고 찬찬히 읽다 보면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내 눈이 다섯 가지 색깔만 구분할 뿐 글자에는 캄캄했다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렸을지. ― 이덕무 지음, 길진숙 · 오창희 풀어읽음, 『낭송 18세기 소품문』, 128쪽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을 읽어보셨을 겁니다. 도적떼와 무인도로 들어간 허생이 무인도에서 나오면서 당부를 합니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 글자를 가르치지 말아라’라고요. 약간 이상했습니다. 왜 글을 가르치지 말라고 했을까요. ‘글줄 깨나 읽은 사람들이 국정을 농.. 2015. 4. 14.
18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생태학을 마무리하며 : 두 가지 단상 소리 한 번 질러보는 것도 운명입니다! 큰 바닷가 큰 강 언덕에 웬만한 어류들은 견줄 바 못 되는 어마어마한 괴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 괴물은 물을 만났다 하면 변화무쌍하게 비바람을 일으키고 하늘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일도 어렵지 않으나, 물을 만나지 못하면 그저 몇 자 몇 마디 되는 곳 안에서만 움직일 뿐이지요. … 곤궁하게도 메마른 곳에 처박힌 채 스스로 물을 구해 올 재간이 없어, 저 수달들의 비웃음을 받아온 지 여덟아홉 해가 되어갑니다. 힘 있는 자라면 그 곤궁함을 불쌍히 여겨 다른 데로 옮겨주는 것도 손 한 번 들고 다리 한 번 움직이는 수고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불쌍히 여겨주는 것도 운명이요, 불쌍히 여겨주지 않는 것도 운명입니다. 이 모든 게 운명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리 .. 2015. 3. 17.
담헌 홍대용 ⑤ 『의산문답』 성리학을 넘어선 인간의 조건 홍대용의 『의산문답』: 다른 우주, 다른 세상 우주의 이치로 세상의 이치를 꿰뚫다 1. 중국 여행 그 후, 『의산문답』 담헌 홍대용에게 중국 여행의 후폭풍은 상당히 거셌다. 항주 선비들과의 필담을 묶어 편찬하고, 여행기를 쓰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국 여행은 담헌의 사유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박제가에 의하면 청나라에서 돌아와 담헌은 수리와 기하 연구에 완전히 몰입했다고 하는데, 『주해수용』이라는 수리학 책의 편찬은 그 결과물이었다. 담헌은 또 실용적 지식을 정리하는 일에 머물지 않았다. 중국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인하여 천문과학의 이치를 궁구하는 동시에 이것으로 세상의 이치까지 꿰뚫는 작업을 시도했다. 그 결산물이 『의산문답』이다. 『의산문답』은 중국과 조선의 경계에 놓인 ‘의무려산’을 배.. 2015.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