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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20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신화는 지렁이를 부르네 신화는 지렁이를 부르네 그 많던 지렁이는 어디로 갔을까? 8월 중순에 한반도에 큰비가 내렸습니다. 9월 첫째 주,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입니다. 매일의 뉴스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전세계를 강타하는 기후변화입니다. 알래스카에 화재가 나고 남미에 눈이 내리는 등, 기후대 자체를 뒤흔드는 예측불가의 변화가 엄청난 규모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구별은 어찌 되려는 걸까요? 이런 세상에 아이들이 크고 있다니 두렵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저 한 사람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재앙인 것 같아 무력감도 듭니다. 세종에 한참 비 많이 내리던 날 쓰레기 분리를 위해 아파트 현관을 나섰습니다. 지렁이 한 마리가 힘차게 비를 맞고 있었어요. 문득, 지렁이 본 지가 꽤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오는 날.. 2022. 9. 5.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신화의 테마 ⑦ - 가족은 치유한다 신화의 테마 ⑦ - 가족은 치유한다 무지개뱀과 가족 개구리가 될 테야! 친구가 곧 아이를 낳습니다. 재치있으면서도 듬직해서 주변을 편안하게 해주었기에 훌륭한 엄마가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어질고 느긋하게 육아를 해나갈 예비엄마에게 응원을 보내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가족이란 ‘누구’를 만나 ‘누구’의 부모가 되는 문제라기보다는 타인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줄 것인가하는 과제를 껴안고 살아가는 사이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화는 역시 작지 않은 가르침을 줍니다. 신화가 가족을 이루는 방식은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가 「개구리왕자」(『그림형제 민담집』(현암사))에 익숙하기 때문이지요. 공주는 개구리 씨의 신부가 됩니다. 왜 개구리일까요? 양서류이기 때문이지요. 물에서도 살고 뭍에서도 .. 2022. 7. 25.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신화의 테마 - ② 가족, 증여의 길목 신화의 테마 - ② 가족 가족, 증여의 길목 답 없는 사이, 가족 2022년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브로커》를 만드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가족 이야기를 많이 다루시지요. 저는 《어느 가족》(2018)이라는 작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버림받은 아이를 주워다 기르는 부랑자 가족 이야기인데 정말 이상한 집안 풍경이 나옵니다. 할머니와 부부, 딸이나 아들 모두 서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을 뿐더러 도둑질을 가르치거나 앵벌이를 시키면서 착취 비슷이 생활을 꾸려가고요, 그렇지만 밥을 꼭 함께 먹거나 바다로 휴가를 가는 등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주기도 합니다. 저마다 밝힐 수 없는 사연을 가지고 이용하기도 하고 돕기도 하면서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나가는 사이인 거지요. 감독님의 다른.. 2022. 6. 27.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신화의 테마 - ① 불의 기원 식인의 불 신화의 테마 - ① 불의 기원 식인의 불 신화, 밥상머리 교육담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신화 제작의 논리를 살펴보았습니다. 레비 스트로스가 말하는 신화는 인간과 동물이 아직 구분되지 않던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무슨 원자 단위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이 자연의 온갖 힘들로부터 출현하는 대등한 존재라는 것이 줄기차게 자각되는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 레비 스트로스는, 야생의 사고를 활발히 작동시키는 신화의 세계는 ①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주시하면서(卽非의 논리), ② 감각 기호를 통해 내가 세계와 접속하는 방식을 연구하며(구체성의 논리), ③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함께 조화를 이룰 것인가(전체성의 논리)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기호들을 배열한다고 합니다. 신화의 바다에서는 그러한 제작 논.. 2022.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