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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성3

[대학] 외부에 흔들리지도, 스스로를 속이지도 말라 毋自欺(무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 『대학장구』를 외부성의 관점으로 읽고자 했다. 유학의 중심 텍스트인 『대학장구』는 주체가 주인공이 되는 소위 근대성과 대결하는데 유효한 자산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의 말씀과 격물치지조차도 명덕을 따르는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으로 읽으려 했다. 근대성의 상징은 무엇보다 능동적인 주체이고, 이러한 능동성은 지금도 장려되고 숭상된다. 하지만 능동적 주체는 반드시 자신의 능동성이 행사될 수 있는 수동적인 대상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마냥 장려될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니다. 외부성이란 능동적인 주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자연으로부터 촉발되는 수동성을 긍정하는 것이다. 능동적 주체와 수동적 대상의 구도가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천지.. 2016. 1. 6.
노자에게 '정치'를 묻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 하늘의 시대, 노자와 황제 무위의 정치 흔히 정치라고 하면 어떤 국가 혹은 어떤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 또는 어떤 제도를 통해 자유나 평등이라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일종의 ‘작위’를 떠올리기 쉽지만, 작위 대신 ‘무위’를 강조한 사상가가 있다. 바로 노자다. 잘 알다시피 노자는 대략 기원전 5세기의 인물로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도가사상을 대표하는 노자의 철학은 그동안 도(道)라던가, 무(無)라던가 형이상학적 논의로 평가되어 온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의 자연철학을 실천적 영역을 배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다른 고대 철학과 마찬가지로 노자에게서 역시 자연과 인간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그가 자연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인간의 영역, .. 2013. 6. 19.
우리가 모르는 식물의 역동적인 라이프! 활발하게 움직이는 식물들의 이야기 박영대(남산강학원 Q&?)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다? 동물과 비교해서 식물이 답답하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동물들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스스로 만들고 먹이도 찾아 나선다. 새가 둥지를 짓고 호랑이가 사냥을 하는 것처럼. 하지만 식물은 그렇지 못한 듯 보였다. 비가 내리길, 비옥한 땅에 심겨지길 마냥 기다린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신이 살아갈 장소를 그저 운에 맡기는 것이 답답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식물도 자기 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활발하게. 자연경관을 바꾸는 식물들 식물들이 주어진 물과 토양에서 살아가는 건 아니다. 식물들은 직접 물과 토양을 바꿔가면서 자신들이 살아갈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놀라운 과정들을 살펴보자. 나무가 사.. 2012.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