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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20

춘추시대에 가장 어질고 의로웠던 오나라 사람, 계찰 진흙탕 속 한 떨기 연꽃 같은 사나이, 계찰 내 생각에 『사기』의 「오태백세가(吳泰伯世家)」에서 문제적 인물은 합려(闔閭)-부차(夫差) 부자(夫子)가 아니라 계찰(季札)이다. 사마천은 제후들의 가계와 역사를 서술하는 「세가」에서 곧잘 군주가 아닌 인물을 큰 비중으로 다루곤 하는데 「월왕구천세가(越王句踐世家)」에서는 범려가, 「오태백세가」에서는 계찰이 그런 인물이다. 계찰, 오나라의 19번째 왕 수몽 네 아들 중 막내. 돈후(敦厚)하고 총명했다고 한다. 계찰만큼이나 그의 나라인 오(吳)나라도 희한한 존재감을 가진 나라긴 하다. 『사기』의 「십이제후연표」를 보면 제일 앞 칸은 천자의 나라인 주(周)나라가, 그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열네 번째 칸은 오나라가 차지하고 있다(그런데 마치 저 멀리서 맨 앞칸을 지.. 2015. 7. 29.
범려 - 세상만사를 꽤뚫어 볼 수 있어도, 할 수 없는 한 가지... 이 사람을 보라 진정한 난세의 왕, 범려 "아이고, 얘야, 둘째야!" "형님!" 둘째 아들의 시신을 끌어안고 통곡하는 부인과 형의 시신에 매달려 울고 있는 셋째, 그 주위에 엎어져 눈물을 줄줄 흘리며 슬퍼하는 집안 사람들 사이로 까맣게 타들어간 첫째의 얼굴이 보였다. 마음고생이 심했는가. "아버님……." 둘째를 구명하러 갔던 첫째는 차마 내 얼굴을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나는 슬며시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쳤다. 이내 첫째의 어굴에 눈물이 쏟아진다. 몸을 굽혀 둘째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 '네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단다.' 오랜만에 보는 아이가 반가워서 웃었다. 부인이 눈물범벅인 얼굴로 나를 보여 야속하다는 듯 말했다. "당신은 아들이 죽어 돌아왔는데도 슬프지 않소! 왜 그리 웃는거요!.. 2015. 4. 17.
한비자, 『낭송 한비자』로 읽을까? 『낭송 사기열전』으로 읽을까? 북현무 『낭송 사기열전』읽어도 읽어도 깊은 그 맛! 예전에 미자하라는 사람이 위나라 왕에게 총애를 받았다. 당시 위나라 국법에 왕의 수레를 함부로 쓰는 자는 월형으로 다스렸다. 어느 날 밤 모친이 병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미자하는 왕의 명이라 속이고 군주의 수레를 타고 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은 ‘효성이 지극하구나! 어미를 위하여 다리가 잘리는 형벌도 마다하지 않다니!’라고 했다. 어느 날은 왕과 미자하가 과수원에 갔는데 복숭아 맛을 보니 너무 달아 베어 먹은 것을 왕에게 바쳤다. ‘제 입의 맛남을 뿌리치고 나를 생각해 주다니, 나를 위하는 마음이 정녕 대단하구나!’라며 탄복했다. ― 사마천 지음, 나은영 풀어읽음, 『낭송 사기열전』, 49쪽 여기까지만 보면 미담도 이런 미담이 없습니다. 효성과 충.. 2015. 4. 7.
낭송Q시리즈 북현무편 출간~(짝짝짝!) 낭송Q시리즈, 북현무 출간! 전현무보다 북현무!! 이제는 새삼스레 (우리 사이에;;;) '북현무'가 무엇이다, 라고 설명하진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혹시 오늘 처음 오셨을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한 번 더 이야기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낭송의, 낭송을 위한, 낭송에 의한' 북드라망의 우주 유일 고전 낭송집 낭송Q시리즈의 마지막편이 바로 북현무편이지요. 작년 입동에 동청룡편이, 동지엔 남주작편이, 올해 입춘엔 서백호편이 출간되었고, 올해 청명엔 드디어 북현무가! 이로써 드디어 낭송Q시리즈가 완간되었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말고 얼른 서점으로......(아, 아무리 저라도 차마 뒷말은 잇지 못하겠네염;;;). 아무튼 이 감격의 순간에 잠깐 옆길로 새자면, 책이 나오기 전에는 이 책을.. 2015.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