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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강목6

황기, 기 좀 펴고 삽시다! 땀은 황기로 닦아요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황기하면 강원도에 계신 친정 엄마가 생각난다. 모처럼 딸네 가족이 오면 엄마는 저녁상에 으레 쟁반만 한 접시를 올려놓으셨다. 접시 위에는 탄력 있게 보이는 백숙 한 마리가 얌전히 놓여있었다. 사위가 오면 무조건 황기 넣고 푹 고은 백숙을 먹여놔야 장모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모양이었다. 나는 밥상 위에 엎드린 통통한 토종닭 보다는 닭 밑에 깔려 있는 푸짐한 황기 더미에 더 눈길이 갔다. 먹는 사람 입에는 들어가지도 못할 황기를 왜 저렇게 과시하듯 깔아두었는지 궁금했다. 내가 집에서 백숙을 할 때면 가느다란 걸로 겨우 두어 뿌리나 넣을까말까 하는데, 뭘 해도 손이 큰 친정 엄마는 닭 한 마리에 황기를 십여 뿌리나 집어넣는 모양이었다. “엄마, 황기.. 2012. 7. 12.
복닭복닭, 삼복을 나는 기술 삼을 품은 닭(삼계탕)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수정과랑 감기 이야기를 길게 하다 보니 짧은 봄은 스쳐 지나고 벌써 날이 더워졌다. 가족들 입에서 맛있는 것 타령이 자주 나온다. 여기서 맛있는 것이란 입에 쩍쩍 붙는 남의 살을 의미한다. 뭔가 고기 종류가 먹고 싶다는 말이다. 손이 많이 간다는 핑계로 봄에 나물류도 충분히 먹이지 못하고 김치 종류만 식탁에 올렸더니 아이와 남편이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날이 더워서 입맛이 없네, 제대로 먹는 것이 없으니 기력도 없네, 힘이 없어서 맨날 피곤하네…. 육식을 향한 절절한 요구를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 나는 닭을 사러 나갔다. 감자 많이 넣고 매콤하게 닭볶음탕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홀랑 벗고 누운 통통한 닭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백숙을 할까? 기운이 없다는데.. 2012.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