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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2

마음으로 본다는 것 - 제이의 가을소풍 가을 소풍 - 가을엔 어떤 느낌이 들어? - 고요한 느낌…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 같은… 이제는 다 내려놓아도 될 것 같은… - 허… 도통하셨네 - 엉? 도통하는 게 뭔데? 그렇다. 이번 가을에도 제이는 연애에 대한 집념을 내려놓을 수가 없기 때문에 도통하기는 힘들 것 같다. 여튼, 가을이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 오곡이 풍성한 결실의 계절. 우리가 다니는 길의 가로수 은행나무가 황금빛으로 장엄하다. 거리의 과일가게에 얼마 전까지 포도가 한창이더니 지금은 홍시, 대추, 밤이 좌판 가득 쌓여 있다. 제이도 오늘 집에서 점심으로 홍시를 먹고 나왔다고 한다. 맨날 똑같은 밥 먹는 게 지겨울 때가 있다. 그럴 때 계절의 별미로 입맛을 돋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데 제이는 홍시를 어떻게 먹을까? 말랑말.. 2012. 10. 29.
연극적인, 너무나 연극적인 연극적인, 너무나 연극적인 “안녕, 가을이야!” 제이는 일주일에 한 번 밀알 모임에 나간다. 밀알은 장애인 선교 모임이다. 여름에는 정기 모임이 없다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에게 제이는 반갑게 인사를 한다. 어 안녕. 근데 뒤에 뭐라고 한 거야? 친구들은 제이가 “안녕”이라고 한 뒤에 “가을이야”라고 한 말을 못 알아들었다. 응 가을이라구. 친구들은 여전히 못 알아듣는다. 제이 쪽으로 몸을 바짝 붙여서 다시 묻는다. 뭐, 라, 구? 응… 가, 을, 이, 라, 구우… 제이는 손발을 파닥거리면서 온몸으로 외친다. 그래도 친구들은 못 알아듣는 것 같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 한다. 결국 내가 나서서 제이의 말을 친구들에게 전해준다. 제이는 뇌병변 장애가 있어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 발음기관의.. 2012.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