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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8

문화의 추방자이자 이민자, 에드워드 사이드와 뉴욕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문화를 위하여 (1): 뉴욕과 에드워드 사이드 논쟁하기 좋아하는 싸움닭. 이것은 ‘뉴요커’에게 붙은 무수한 딱지 중 하나다. 뉴욕에서 직접 살아보니 이 이미지의 유래를 알 것 같다. 여기서는 논쟁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마저도 논쟁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뉴욕이 그토록 광고해대는 (그 놈의!) 다양성 때문이다. 다양한 인간들이 좁아터진 섬에 모여 살다보면 서로에 대한 오해와 몰이해, 잘난척이 어쩔 수 없이 생겨난다. 무지 자체는 괜찮다. 문제는 무지를 고집할 때다. 바로 그때 무지를 깨뜨리려는 자와 무지를 고수하려는 자 사이에 논쟁이 시작된다. 쿨하지 못해 미안한 이름, 문화 나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에 살 때는 과열된 애국심이나 유치한 반일 감정에 거리를 두며 나름 ‘쿨녀.. 2016. 4. 29.
세계 타인들의 집합소, 브루클린에서 탄생한 휴머니티, 하워드 진 인간성 對 인간들 (1) : 하워드 진과 뉴욕 “뉴욕에서 무엇이 가장 재미있나요?” 뉴욕에서 손님을 맞을 때마다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재미’라는 것은 극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내가 관광객으로서 누렸던 흥분은 단 몇 개월 만에 끝났다. 이제는 학교, 집, 사무실을 왕복하는 데 하루를 다 쓰는 생활인이 다 되었다. 생활인에게 관광지란 인파가 많이 몰리는 기피대상에 불과하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타임스퀘어에서 빵 한 쪽을 얻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인파를 뚫고 거기까지 가나? 이 낙 없는 유학생에게도 끊임없이 활력을 주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 구경이다. 이렇게 말하면 돌아올 반응이란 뻔하다. 사람은 서울에도 차고 넘친다고, 고작 사람을 보려고 여기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온 것은 .. 2016. 2. 26.
프로젝트 시작! 뉴욕을 사랑한 지성인들을 찾아서 뉴욕과 지성: 새로운 모험 2015년 12월부터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일명 “도시와 지성”이다. 이 연재의 주인공은 바로 뉴욕이다. 뉴욕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쇼핑, 투어, 예술, 월가, 테러, 기타 등등. ‘뉴욕’이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딱 떨어지는 답은 없다. 그만큼 뉴욕의 시공간은 깊고 넓다. 이 심연을 더듬어보기 위해 이 도시를 통과해갔던 지성인들의 족적과 작품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이 괴물 같은 도시는 그들에게 무엇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했을까? 아니, 이 위대한 인간들의 시선에는 뉴욕이 어떻게 비쳐졌을까? 도시와 지성 사이에 강렬하게 튀는 스파크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이 스파크가 현재 뉴욕을 빛나는 별로 부상시킨 원동력이라 믿.. 2015. 11. 27.
뉴욕과 드라마, 왜 <섹스 앤 더 시티>에는 지하철이 나오지 않을까? 뉴욕과 드라마 뉴요커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판은 좋지 않은 편이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불평을 멈추지 않는다, 잔정이 없고 무례하다……. 이런 인색한 평가는 뉴욕에 대해서라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뉴요커들의 얄미운(?) 자랑에 반발한 결과이기도 하다. 뉴요커들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뉴욕을 엄청나게 사랑하거나, 뉴욕을 엄청나게 싫어하거나. 그러나 양쪽 경우 모두 그들이 느끼는 뉴욕의 존재감이란 엄청난 것이다. 뉴요커의 무의식에는 뉴욕이 아메리카 대륙이 아닌 유럽 대륙의 한 독립국가로 붙어 있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 여기 온 지 10개월 밖에 안 된 나조차 뉴욕에 산다는 사실에 우쭐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특히 스크린에서 뉴욕을 발견할 때가 그렇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배우들이 데이트 즐.. 2014.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