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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591

어떻게 오를 것인가? - 지풍승 지풍승, 어떻게 오를 것인가? 仰以觀於天文,俯以察於地理,是故知幽明之故。(앙이관어천문, 부이찰어지리, 시고지유명지고)(위로) 우러러서는 천문을 보고, (아래로) 구부려서는 지리를 살피니라. 이런 까닭에 그윽하고 밝은 (천지의) 도리를 안다. 첫 문장부터 한문 원문이라니! 숨이 턱 막힐 것이다. 어서 빨리 해석을 보고 숨부터 고르시라. 위의 문장은 『주역』(앞으로는 ‘주역’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사용될 것이므로 ‘『』’ 표시를 생략하겠다.)의 괘사와 효사를 설명한 책인 「계사전」에 나오는 구절로 성인이 역을 저술할 때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는 주역에 덧씌워진 신비한 이미지 때문에 성인(주역 저술에 참여한 성인을 흔히 복희씨, 문왕, 주공 … 공자라고 한다)들이 초월적인 능력을 발휘해 주역을 저술했을 것.. 2015. 7. 16.
[임신톡톡] 남녀를 바꿀 수 있어, 정말? 남녀를 바꿀 수 있어, 정말? 실록에 등장하는 동성애 “…이러한 일들이 궁중에서 자못 떠들썩한 까닭으로, 내가(세종) 중궁과 더불어 소쌍(세자빈과 동성애 한 궁녀)을 불러서 그 진상을 물으니…. 소쌍이 말하기를 … 저에게 같이 자기를 요구하므로 저는 이를 사양했으나, 빈께서 윽박지르므로 마지못하여 옷을 한 반쯤 벗고 병풍 속에 들어갔더니, 빈께서 저의 나머지 옷을 다 빼앗고 강제로 들어와 눕게 하여, 남자의 교합하는 형상과 같이 서로 희롱하였습니다.’ 하였다. … 이에 빈을 불러서 이 사실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소쌍이 단지와 더불어 항상 사랑하고 좋아하여, 밤에만 같이 잘 뿐 아니라 낮에도 목을 맞대고 혓바닥을 빨았습니다. 이것은 곧 저희들의 하는 짓이오며 저는 처음부터 동숙한 일이 없었습니다.’ 하.. 2015. 7. 9.
성대한 잔칫상도 끝날 날이 있도다! 그 날을 대비하라! - 택지췌 성대한 잔칫상도 끝날 날이 있도다!그 날 을 대비하라! 오늘은 주역의 마흔다섯 번째 괘인 ‘택지췌(澤地萃)’를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택지췌를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 하나를 준비했으니 함께 감상해보자. “만리장성과도 바꿀 수 없는 중국인의 자존심”이라고 일컫는 소설 『홍루몽』의 한 대목이다. 우리 집안은 세상에 혁혁한 이름을 날린 지가 백 년 가까이나 되었는데, 어느 날인가 만약 ‘즐거움이 다하면 슬픈 날이 다가온다’는 말처럼 된다면, 또 ‘고목나무 쓰러지면 원숭이 떼 흩어진다’는 속담처럼 된다면 어쩌겠어요? 그야말로 지난 세월 일세를 풍미하던 이름 있는 가문이라고 하는 게 다 헛된 말이 되지 않겠어요!… 영욕은 예부터 돌고 도는 것인데 어찌 인력으로 보존하길 바라시나요? 하지만 지금 그나마 왕성할 때에 .. 2015. 7. 2.
[임신톡톡] 유산, '사막화된 몸' 이 만든 사건 유산, ‘사막화된 몸’ 이 만든 사건 칠레 감독 패트리시오 구즈먼의 라는 영화를 보았다.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과 별과 역사를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연결한 멋진 작품이다. 그는 사막에서 생명이 살지 못하는 별, 화성을 느낀다. 영화에서 내가 놀란 대목은 감독의 시선이다. 그는 생명이 없는 죽음의 사막에서 절망을 느끼지 않았다. 비록 생명이 자라지는 못하지만, 사막에는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가 아로새겨져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막이라는 결과에 갇히지 않고 사막의 흔적을 읽어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말한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것은 빛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빛은 모두 과거의 빛이다. 우리는 빛이 없이는 사물을 볼 수 없는데 달빛은 1초가 걸리고, 태양의 빛이 사물에 닿으려면 8분이 걸려서.. 2015.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