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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성86

피로는 간장혈 때문이야?! - 중봉혈 중봉, 피로야 가라 잠은 소중해 “다크써클이 광대뼈까지 내려앉았네요.” 감성 2학년 학인 한 분이 내게 던진 비수 같은(?) 말이다. 얼굴 한가득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않고 다시 한마디 던지신다. “포성 공부가 사람 잡네요. 쯔쯧” 이번엔 혀까지 차신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머뭇거리다 부리나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베어하우스로 향한다. 길을 걸으면서도 머릿속에는 가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한다. 독송에서 강의할 방제 발제해야 하고, 혈자리 원고 써야 하고, 『천 개의 고원』 세미나 발제해야 하고, 목성에서 강의할 『동의보감』 원고 써야 하고…. 두 주간 나에게 몰려 있는 일들로 머리가 복잡하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난 것일까?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누군가에게는 의사다. 그.. 2014. 5. 15.
백수들이여 튼튼한 두 다리로 세상을 딛고 서라! - 태충혈 태충, 하초를 세우다 이립(而立) 혹은 서른 즈음에 나이 서른. 계란 한판. 저질체력. 솔로. 백수신세. 참 처량한 스펙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백수들 신세가 대~충 이렇다. 학벌은 빵빵하고 온갖 자격증은 죄다 갖고 있는데도 백수다. 거기다 연애도 잘 안 된다. 비참(?)하지만 현실이다. 원조 백수, 공자(孔子). 그의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몇몇 말단직(인턴)을 거치긴 했지만 변변한 직업도 수입도 없는 백수였다. 하지만 공자는 이 백수-시절을 이립(而立)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스스로 세상을 향해 떳떳이 설 수 있었던 시기라는 뜻이다. 립(立)은 그 청춘의 환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글자였다. 가진 것 하나 없이도 두 팔과 두 다리를 크게 벌리고(大) 대지(一) 위에 당당히 서는 것. 그것이 선다.. 2014. 5. 1.
꽉 막힌 감정의 행간의 파악하려면? 간기(肝氣)를 조절하라! - 행간혈 행간, 걸으면서 사이 만들기 간울보이의 속풀이 “감정이 안 풀어지고 계속 되풀이돼요.” 최근 간기울결(肝氣鬱結)을 겪어 속이 상했던 남자(이하 간울보이)의 첫마디다. “의견이 안 맞아 화가 났는데 얘기를 하면 끝날 줄 알았어요. 근데 얘기를 하면 할수록 계속 쌓이기만 하는 거예요. 화가 났던 일이 자꾸 리플레이 되면서 얘기한 것들이 다시 쌓였어요. 상대방이 얘기하는 게 전부 다 고깝게 들리는 거예요.” 쌓인다, 되풀이된다는 말을 연신 늘어놓는 간울보이. 어렴풋이 간기울결이 어떤 증상인지 짐작이 간다. “잠을 깊게 못 잤어요.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고, 잠을 자도 자꾸 뒤척이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수업시간에 졸음이 오고 집중력도 떨어졌어요. 하루하루가 너무 피곤했어요.” 감정이 울체되면 자꾸 그 생각.. 2014. 4. 17.
천지는 불인하다! 하지만 몸은? 몸의 불인은 소통시키는 대돈혈 산통(疝痛)을 깨다, 대돈(大敦) “천지는 불인(不仁)하다.” 『노자(老子)』에 나오는 말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천지는 만물을 무심하게 대한다는 뜻이다. 차별 없는 마음으로 만물을 대하는 것. 노자는 이 마음의 경지를 불인하다고 표현했다. 노자의 말대로 천지는 무심하고 불인하다. 봄이면 만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가 가을이면 하나도 빠짐없이 죽음의 문턱 앞으로 내몬다. 생(生)과 사(死), 그것을 경험하게 하는데 차별이란 없다. 만물은 이 생멸의 리듬 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하루에도 생멸이 있다. 오늘 하루를 살았으면 죽어야 한다. 활동과 휴식, 깨어 있음과 잠. 그것의 순환. 이 끝없이 반복되는 생멸의 리듬으로부터 생사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천지의 마음이자 불인의.. 2014.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