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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24

소설, 첫눈에 반(反)해 보라! 소설(小雪), ‘All in 음(陰)’의 시절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첫눈, 알 수 없는 설렘 사람마다 첫눈에 대한 느낌은 조금씩 다르나 ‘설렘’에 있어선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첫눈은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촉발한다. 도대체 눈이 뭐길래? 눈을 맞으며 그저 황홀해하기만 했을 뿐, 왜 눈에 마음을 빼앗기는지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다. 보통 첫눈이라 하면 연인과의 만남이나 어떤 소원 혹은 기적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첫눈 오는 날 우리 만나자”라는 멘트를 서슴없이 날린다. 이런 행태가 유치해 보일지 몰라도, 나름 의미가 있다. “올해 첫눈은 반드시 애인과 함께 할 거야! (불끈)”와 같이 첫눈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맞이하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맞이하려는 대.. 2012. 11. 22.
서리가 내린다, 상강 혹은 마지막 가을 상강, 슬픔 '다시 보기'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동작 그만! 가을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절이다. 절정은 퇴락과 맞닿아있다. 꼭대기까지 올라간 롤러코스터에게 남은 것은 거침없는 하강 혹은 추락이다. 탑승객들은 그 현저한 낙차에서 현기증과 쾌감을 동시에 체험한다. 가을단풍은 요즈음 경험할 수 있는 절정과 퇴락의 현장이다. 사람들은 단풍놀이를 하며 상반된 감정을 느낀다. 아름다움과 쓸쓸함이 그것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낙엽을 밟을 때의 멜랑콜리한 기분은 더해간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단풍 또한 한 순간에 낙엽이 되어 스러지는구나! 그러니 뭔가 허무하기 그지없다. 그럴 때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나 요즘 가을 타나 봐’. 가을을 탄다고?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은 종종 .. 2012. 10. 23.
달이 차오른다, 추분 추분, 달이 차오르는 시기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추분의 시간, 추석의 공간에 드러나다 추분을 기점으로 밤은 낮보다 길어진다. 사람들은 대체로 추분에 관심이 별로 없다. 비슷한 시기에 공교롭게 '민족의 명절' 추석이 있기 때문이다. 추석과 추분은 무르익은 가을의 한복판인 중추(仲秋)에 나란히 속해있다. 추분이 추석에 묻힌 감이 있으나, 둘 사이는 상호보완하는 관계이다. 추분에 밤이 길어지는 우주의 이치는 추석에 인간의 풍속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요컨대 하늘의 원리가 땅에 구현되는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나타난단 말인가? 그 연결고리는 미묘하다. 추석은 말 그대로 가을(秋) 저녁(夕)이다. 왜 그렇게 이름지었을까? 조상들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가을 저녁에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것은.. 2012. 9. 22.
처서, 모기의 입은 쉽게 삐뚤어지지 않는다 처서, 온 누리에 숙살(肅殺)이!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처서, 매가 되는 시간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은 요즈음엔 딱히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처서가 왔음에도 도심 속 모기는 여전히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만큼 더위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렷다. 남은 더위, 즉 잔서(殘暑)의 흔적은 단지 모기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여름인양 일상을 잠식하고 있는 열기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열기는 다름 아닌 산만함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덥다는 핑계거리라도 있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봄과 여름의 발산하는 기운에서 토(土)의 교량을 건너 가을과 겨울의 수렴하는 기운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시공간의 장으로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여름의 습관대로 살고 있다면 곤란하다.. 2012.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