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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2

서두르지 말고, 작은 것에 갇히지 말 것! 기토己土: 자하-군자의 땅 자하가 공자에게 물었다. “‘어여쁘게 웃는 얼굴 보조개 귀여우며, 아름다운 눈 초롱초롱 반짝거리네. 흰 바탕에 채색 베푼 것이로다’라고 함은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그러자 공자가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뒤에 하는 것이다”라고 답한다. 무슨 선문답도 아니고 맥락 없이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을 것 같은 대화다. 핵심은 보조개나 아름다운 눈, 화려한 채색도 기본적인 바탕 위에서 가능하다는 것. 바탕이 없는 화려함은 무용지물이라는 말이다. 기초화장이 없으면 화장빨이 안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하가 “그럼 예禮는 뒤에 하는 것이로군요?”라고 하자 공자가 기뻐했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何謂也?” 子曰, “.. 2012. 9. 17.
곡우 - 각설하고 정신줄부터 붙잡자! 곡우, 존재의 씨앗을 틔우다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곡우, 간절함의 다른 말 촉촉한 봄비가 내려 곡식을 윤택하게 하는 곡우의 이미지는 허상이다. 이때는 오히려 가뭄이 심하기 그지없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봄 가뭄의 엄습은 농부들을 근심하게 한다. 입춘부터 청명에 이르는 동안 정성스레 마련한 씨앗이 한순간에 말라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곡우는 이 절기 동안 비가 와서 붙여졌다기보다, 비를 바라는 농부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 마음이 얼마나 지극했는지 모든 일상이 기우(祈雨)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었다. 곡우는 볍씨를 담그는 때이다. 볍씨는 농부에게 희망의 씨앗과 진배없다. 어떻게든 잘 돌봐 싹을 틔워 무럭무럭 자라게 해야 한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흔히 실없는 소리.. 2012.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