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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문31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⑥ 근원에 대한 탐구, 지복(至福)에 이르는 길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⑥ 근원에 대한 탐구, 지복(至福)에 이르는 길 문빈(규문)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의 저자는 20대 청년이다. 그는 매일 아침 소란스럽게 아침을 맞이하고, 온갖 상념과 근심들로 머릿속이 시끄럽고, 심심할 때는 손흥민의 축구 영상을 즐겨보며, 어떤 날에는 달달한 연애를 꿈꾸고, 또 다른 날에는 글을 유려하게 쓰고 싶은 욕망이 일렁인다. 그렇게 온갖 욕망과 감정의 물결에 출렁이는 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청년이다. 다른 청년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살아오던 그가 대학-취업의 길을 떠나 새로운 공부의 길로 방향을 전환하고, 그 길 위에서 루크레티우스를 만나게 된 건 ‘우연한 계기’들 덕분이었다. 이 우연한 마주침은 그를 질문하도록 이끈다. “어떻게 잘(=올바르게=아름.. 2023. 7. 11.
[한뼘리뷰대회 당선작] ‘초심지인’의 동기와 비전, 회향 ‘초심지인’의 동기와 비전, 회향 (리뷰도서 : 성태용, 『더 나은 오늘을 위한 불교 강의』) 2등 성민호 그래, 바로 ‘초심지인’(初心之人)이로구나! 명함에 적을 만한 근사한 문구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다. 초심지인은 ‘처음 마음을 일으킨 사람’이라는 뜻으로, 『계초심학인문』의 첫구절이다. 그렇다면 ‘초심’이란 무엇인가? “초심은 향상심, 곧 내가 보다 나은 존재가 되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39쪽)이다. 아직 쑥스러움이 좀 있지만,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그리고 나 스스로를 돌아볼 때 이 ‘향상심’이라는 말을 꺼내어 보리라. 나는 나날이 나아가고자 배우며 살아가는 초심자다. “오늘보다 더 훌륭한 사람, 오늘보다 더 나은 사람, 오늘보다 더 멋있는 사람, 오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내는”.. 2023. 5. 24.
[공동체, 지금만나러갑니다] 2023 <규문> 사인방의 느릿한 독립 초읽기 2023 사인방의 느릿한 독립 초읽기 은 혜화에 있는 공부공동체다. 채운쌤과 정옥쌤, 그리 네 명의 청년이 공간을 꾸리고 있다. 나는 청년 넷, 혜원 건화 규창 민호와 인연이 있다. 내가 도맡아 진행한 (에서 공부하던 청년들이 2018년에 만든 청년인문학스타트업이다. 5년간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2022년에 분화되었다.)의 에 이 참가하면서 가까워졌다. 우리는 인문학 공동체에서 보기 드문 ‘장기 거주 청년’이었기 때문에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동질감을 공유하는 것 치고 서로를 따뜻하게 응원하는 사이는 아니다. 장난스럽게 견제하고 은근히 놀리기 바빠서 살가울 틈이 없다. 나는 5년의 활동 끝에 2022년에 를 마무리하고 다시 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의 친구들은 .. 2023. 2. 13.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자족(自足)이라는 이름의 풍요 자족(自足)이라는 이름의 풍요 스톱, 피터팬 코스프레 돈에 대한 생각은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겠지만, 진지함의 정도로 따져보면 나는 돈을 우습게 여기는 편이다. 타고나길 저렴한 취향 때문인지 공동체 환경에서 자라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돈의 위력을 잘 몰랐고, 돈 쓰는 것을 버는 것만큼이나 내켜하지 않는다. 물론 한창 학교 다닐 때, 특히 알바를 할 때는 넉넉히 용돈 받는 애들이 부러웠지만 그때뿐이었다. 돈이 뭐 대수인가? 조금 벌어 조금 쓰면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게 내 신조였다. 그래서 내게 낯설고 거북했던 것은 모든 가치가 일단 쉽게 많이 버는 데 있는 것처럼 구는 분위기였다. 입시-학점-취업-승진의 코스는 꼭 그 목적을 위해 짜인 것 같았다. 치솟는 서울살이 비용이 그 코스를 정당화해주는 듯했.. 2022.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