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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17

"군자는 그릇처럼 살지 않는다" 논어 "군자는 그릇처럼 살지 않는다" 정말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는 말이다. “군자는 그릇처럼 살지 아니한다”. ‘그릇처럼’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물이 그릇의 모양대로 담기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 인상이었다. 물은 원래 정해진 모양이 없지만, 그릇에 담기면 그릇의 모양에 제 몸을 맞춘다. 유연하고 흐르는 것을 가두어 고정시키는 것이다. 금방 만든 음식이 담겨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모습이 그 다음에 떠올랐다. 배를 부르게 하여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그릇이 아니라 음식이다. 그릇은 중요하긴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릇이 깨지는 모습이 떠올랐다. 어딘가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는 그릇의 모양은 꺾여 부러지고야 마는 나무작대기처럼 고지식하다. 고지식하면.. 2014. 9. 19.
"군자는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니..." 『논어』라는 삶의 '기준' 子曰 君子는 食無求飽하며 居無求安하며 敏於事而愼於言이요 就有道而正焉이면 可謂好學也已라.(자왈 군자 식무구포 거무구안 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며, 거처하는 것에 편안함을 구하지 아니하며, 일하는 데에는 민첩하고 말하는 데에는 조심하며, 도를 가진 자에게 나아가서 자기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이를 만하다."─『논어』論語, 학이(學而)편 14장 (『논어강설』, 성균관대 출판부, 이기동 역) 『논어』를 읽는 것은 '모험'을 떠나는 것과 같다. 위험을 무릅써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믿어 온 가치,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 반사적으로 행해 왔던 행동들까지 의식의 저변을 이루는 무수한 기.. 2014. 9. 1.
사랑하는 사람을 애인(愛人)이라 부르는 이유는? 편집자의 Weekend 소개코너 한자덕후 시성's 회인(懷人)과 애인(愛人) 지난달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솔로대첩이 성사됐다. 남자는 흰 옷, 여자는 빨간 옷만 입으면 누구나 참전(?)이 가능했던 짝짓기 페스티벌. 사상 초유의 집단맞선에 사람들은 들썩였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엔 진정 먹을 게 없었다! “경찰이 제일 많았고, 다음은 비둘기, 그 다음이 남자, 그리고 여자.” 곳곳에서 성비가 맞지 않았다는 불만 가득한 소리들도 터져 나왔다. 결국 ‘남자대첩’이라는 불명예만을 안고 끝이 나버린 이 페스티벌. 솔로탈출을 부르짖던 수많은 솔로-레타리아트들은 또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반짝 이벤트는 금방 우리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솔로탈출의 지난함만을 남겨.. 2013. 1. 4.
공자스쿨 베스트 10 재아, 너무 똑똑해서 좀 그래~ 임수壬水: 재아-잠드는 물, 깨어나라! 재아가 공자에게 묻는다. “부모님의 삼년상은 너무 길지 않습니까? 군자가 3년 동안 예를 행하지 않으면 반드시 무너질 것입니다.”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너는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하냐?”[宰我問, “三年之喪, 期已久矣. 君子三年不爲禮, 禮必壞, 三年不爲樂, 樂必崩. 舊穀旣沒, 新穀旣升, 鑽燧改火, 期可已矣.” 子曰, “食夫稻, 衣夫錦, 於女安乎?”(陽貨 19)] 따지고 들자면 공자가 재아를 심하게 밟는 장면이다. 그런데『논어』에서 재아는 거의 최고의 반항아로 등장한다. 뭘 잘해서가 아니라 공자와 사사건건 대립했기에 오히려 유명할 정도다. 하지만 재아가 공자에게 3년 상을 1년으로 줄이자고 제안한 발상을 획기적이기 그지없는 생각이다. 다른 제자들은 감히 .. 2012.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