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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리21

[민호의 읽기-기계] ‘기계’라는 기괴하고도 찬란한 존재론 욕망과 사회1 ‘기계’라는 기괴하고도 찬란한 존재론 1. “그것은 도처에서 기능한다. 때론 멈춤 없이, 때론 단속적으로. 그것은 숨 쉬고, 열 내고, 먹는다. 그것은 똥 싸고 씹한다. (...) 도처에서 그것은 기계들인데, 이 말은 결코 은유가 아니다.”(들뢰즈/과타리, , 민음사, 23쪽) 들뢰즈와 과타리의 기계라는 개념. 그것은 하나의 기계로서 작동하는데, 무엇보다 내 머릿속의 ‘기계’라는 말의 용법을 고장 내면서 작동한다. 기계라고 하면 으레 따라붙는 이미지들이 있다. 첫째, 능력의 표상. 기계는 부침 없이, 실수 없이, 감정 없이, 흔들림 없이 일을 처리해내는 비범함을 의미한다. 최연소 나이로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운 엘링 홀란드 같은 스트라이커에게 붙이는 ‘득점 기계’. 마이클 잭슨처럼 현란하게.. 2023. 8. 9.
'콘크리트 정글'의 신화 - 뉴욕과 허먼 멜빌(1) 콘크리트 심해, 그 신화를 찾아서 : 뉴욕과 허먼 멜빌 미국 래퍼 제이지가 가수 엘리샤 키스와 함께 대박 친 뉴욕의 로고송은? 정답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다. 제목은 몰라도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팝송이다. (뉴~욕, 뉴~욕, 뉴~욕 하고 반복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떠올려보자.) 이 곡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뉴욕, 콘크리트 정글, 꿈이 만들어지는 곳. 여기서 당신이 못할 것은 없어요.” 떠오르지 않는다면 직접 들어보시라! 콘크리트 정글. 진짜 대박난 것은 노래보다 이 한 구절이다. 그 후로 뉴욕을 다룬 온갖 가이드북, 기사, 리뷰마다 “콘크리트 정글”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콘크리트’로 표상되는 모던, ‘정글’이 연상시키는 미개척.. 2016. 6. 24.
프로젝트 시작! 뉴욕을 사랑한 지성인들을 찾아서 뉴욕과 지성: 새로운 모험 2015년 12월부터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일명 “도시와 지성”이다. 이 연재의 주인공은 바로 뉴욕이다. 뉴욕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쇼핑, 투어, 예술, 월가, 테러, 기타 등등. ‘뉴욕’이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딱 떨어지는 답은 없다. 그만큼 뉴욕의 시공간은 깊고 넓다. 이 심연을 더듬어보기 위해 이 도시를 통과해갔던 지성인들의 족적과 작품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이 괴물 같은 도시는 그들에게 무엇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했을까? 아니, 이 위대한 인간들의 시선에는 뉴욕이 어떻게 비쳐졌을까? 도시와 지성 사이에 강렬하게 튀는 스파크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이 스파크가 현재 뉴욕을 빛나는 별로 부상시킨 원동력이라 믿.. 2015. 11. 27.
잃어버린 시간의 동네, 할렘 탐방기! 할렘 탐방기 1월 19일, 마틴 루터 킹을 기념하는 공휴일에 나는 할렘 탐방에 나섰다. 할렘은 맨해튼 센트럴파크보다 북쪽에 있는 지역으로, 넓게는 116가부터 160가까지를 아우르는 지역이다. 이곳은 20세기 중반부터 쭉 흑인들의 집중 주거지였다. 현재는 점점 다양한 인종들이 섞이고 있지만 말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할렘 지역에도 가볼 생각이다.’ 작년 1월 뉴욕에 막 도착했을 당시 나는 이렇게 일기를 썼다. 하지만 인성과다인 나, 역시 게을렀다(^^). 그 따뜻한 계절을 다 보낸 후 두 번째 1월에서야 이 계획을 실천할 수 있었다. 이것도 다 이와사부로 코소가 쓴 (갈무리) 덕분이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좋아하는 할렘 유람길이 소개되어 있다. ‘가스펠 투어’나 ‘재즈바 투어’ 같은 관광객 코스에 낄 .. 2015.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