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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괘18

불통한 세상에서 탄생한 수호전의 지혜! - 천지비괘 천지비(天地否)_막혀야 변한다! 『수호전』에는 신묘막측한 능력을 자랑하는 108호걸들이 등장한다. 말이 호걸이지 공식 신분은 도적이다. 그들이 애초에 도적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도 매우 공식적인 대우를 받길 원했다. 하지만 어디도 그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수호전』의 시대는 송나라이다. 송 이전의 시대는 당으로 당은 지방 세력의 무력 반란으로 망한 트라우마를 지우지 못했다. 그래서 송은 건국 초부터 무인을 배제하는 문치주의를 표방한다. 세월이 갈수록 문인들의 전횡은 가속화되었고 무인은 ‘이렇게 살 수는 없어’를 외치게 된다. 주역을 읽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부정한 짓을 할 수밖에 없는 자리가 있다. 『수호전』의 호한들이 그렇다. 도적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 문인과.. 2014. 3. 13.
64괘 담긴 문왕의 자전적 에세이!? - 풍천소축 문왕의 아바타 - 풍천소축 때는 전설적인 폭군인 은나라 주왕의 시대. 주왕의 폭거에 지친 민심은 서쪽 땅의 제후 서백 창(西伯 昌 : 이하 문왕)에게로 향한다. 그러자 주왕은 문왕을 시기하고 두려워하여 그를 유리옥에 가둔다. 평범한 사람 같으면 주왕에 대한 원망과 복수로 이를 갈고 있을 시간. 문왕은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감옥 안에서 초연하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64괘를 만들었다. 그 가운데 오늘 우리가 살펴볼 ‘풍천소축’ 괘는 문왕 자신의 일을 이야기한 것이다. 일단 문왕이 지은 괘사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괘사 小畜 亨 密雲不雨 自我西郊(소축 형 밀운불우 자아서교) 소축은 형통하니 빽빽한 구름에 비가 오지 않는 것은 내가 서교로부터 하기 때문이라. 彖曰 小畜 柔 得位而上下 應之 曰 小畜(단왈 소축.. 2014. 2. 14.
중지곤 - 땅의 지혜를 배우다 땅을 닮은 암말을 아시나요? 중천건 괘에서 하늘과 아버지를 모셨으니, 이번에는 땅과 어머니를 모셔 올 차례다. 중천건은 팔경괘(八經卦)의 하나인 ‘곤(坤; ☷)’이 상하로 중첩되었으므로 ‘중지곤’이다. ‘곤’이 괘명(卦名)이고, ‘중지’는 괘상을 설명한다. 땅이 아래위로 포개어 있는 모습(상)을 본떠서 중지곤 괘를 그었다. 주역에서 천과 지, 양과 음, 강(剛)과 유(柔), 부와 모처럼 대대(待對)하는 개념은 언제나 짝하며 상호전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건은 ‘天-陽-剛(강건함)-父-王’의 개념들과 하나의 계열을 이룬다. 곤은 이와 대대하는 ‘地-陰-柔(유순함)-母-臣’의 개념들과 하나의 계열을 이룬다. 어머니 괘인 지괘는 유순하고 어질며 포용하는 괘이다. 하늘이 만물을 내면 대지가 그것을 모두어 품어.. 2013. 10. 25.
소생하는 대지를 비추는 봄의 별자리 청룡이여 고개를 들라 -각수와 항수 이야기 하늘의 바가지 기울다 사흘짜리 설 연휴를 맞아 쾌재를 부르며 고향에 다녀왔다. 별 홀릭의 삶을 살고 있는 내게 드디어 별 다운 별을 볼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촌놈들의 자부심이란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 초저녁부터 우글거리며 밝아오는 별무리에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댁들 이렇게 별 밝은 동네 본 적 있수?!^^ 사실 어릴 때 쳐다도 안 보던 하늘이었다. 푸르고 붉은 빛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별빛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밤늦게 혼자 화장실에 갈 때나, 친구들이랑 밤고기를 잡으러 갈 때, 행여나 별과 눈이 맞을까 눈 깔고 다니던 나였다. 별자리 공부를 하고 나서 별 하나하나 눈여겨보기 시작하니 고향마을 전체가 새롭게 보인다. 토끼가 유독 잘 잡히.. 2013.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