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1 다행이다, 나이를 먹을 수 있어서 “어른이 되는 것도 인생을 아는 것도 사람을 아는 것도 나날이 어렵다” 열다섯 살의 나는 어른이 되었다고 확신했다. 스물다섯 살의 나는 인생을 안다고 자부했다. 서른다섯 살의 나는 소설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거들먹거렸다. 마흔아홉 살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는 것도 인생을 아는 것도 사람을 아는 것도 소설을 쓰는 것도 나날이 어렵다. 살아온 나날을 되돌아보기도 부끄럽고, 살아갈 날들 바라보기도 무섭다. 그래도 기억하기조차 부끄러운 기억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고, 젊은 날의 오만이 나를 나아가게 만들었으며, 넘어설 수 없을 것 같던 한계와 콤플렉스가 나를 확장시켰으니, 지금 이 순간 또한 나의 무엇인가는 키우고 지나가지 않을까, 그런 믿음으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오늘을 견디고 있다. - .. 2015. 7.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