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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2

'영적 미니멀리즘' - 아르보 패르트의 <프라트레스(Fratres)> 고백과 반성의 음악 - 아르보 패르트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황지우 시인의 시 「뼈아픈 후회」의 도입부다. 게으름, 나태함, 고의적 실수. 깨진 신뢰와 어긋나는 약속. 잘난 척에 폭력에 가까운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고 돌아선 후. 왜 그랬냐고 스스로를 한심해하며 책망할 때마다, 늘 이 시구가 머릿속을 맴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일지 모를 작곡을 한답시고 작업실에 처박혀 마치 ‘고도’(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는 음악을 멍하니 기다리다가 마감 날짜를 지나 무심히 무섭게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속수무책일 때도 잘 하고자 하는 마음뿐인 가슴은 폐허가 되어 버리곤 한다. 그렇게 나를 질책하고 다시 추스르기 위한 시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음악이 .. 2016. 4. 26.
저항하라!! 반성하는 자신에게, 습관적인 자신에게! 자기배려 : 저항하는 주체의 생성 누구나 푸코를 읽다보면 푸코가 깨부수는 망치질에 놀라게 된다. 단 한 번의 머뭇거림도 없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가고야 마는 그의 언어는 감동을 넘어서, 어떤 경외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그렇게 깨부수기만 하면 되는가? 그렇게 깨부순들 어떤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깨부순 이후를 생각하노라면 일종의 불안감이랄까, 공허함만 덮치는 것이다. 그저 속 시원해지는 효과 말고는 더 뭐가 있을까 싶다. 더군다나 푸코가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도대체 우리가 이따위 곳에서 살고 있었느냐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해지기도 한다. 푸코 말대로라면 ‘나’라는 사람은 근대 담론이 만들어 놓은 ‘인간’ 가면을 쓰고, ‘국가장치들’이 만들어 .. 2013.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