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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CDLP) 스토리21

카펜터즈 <Now & Then> - 아버지의 빽판, 나의 정규반 카펜터즈 - 아버지의 빽판, 나의 정규반 카펜터즈의 앨범이다. 어째서 단색 인쇄일까? 흑백도 아니고 보라/백색 1도 인쇄라니. 그러니까 이 음반은 청계천이나 황학동, 혹은 인천의 배다리 같은 곳에서 팔았던 일명 ‘빽판’이다. 그런데 이걸 ‘백판’이라고 쓰는 게 맞는지, ‘빽판’이라고 쓰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백반’만은 아니다. ‘빽판’은 익숙한 말로 ‘해적판’이다.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불법으로 복제한 음반이라는 이야기다. 요즘이야 불법복제를 한다고 해도 디지털 음원을 디지털 음원으로 옮기는 것이니 마음만 먹으면 (이른바) ‘원본’의 품질을 고스란히 복제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LP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음원을 양각된 금속판에 세기고(이걸 스템퍼stemper라고 부른다) 그 원.. 2020. 5. 8.
욜라탱고 [FakeBook] - 말하듯 노래하는 앨범, 봄이니까 욜라탱고 [FakeBook] - 말하듯 노래하는 앨범, 어쨌든 봄이니까 욜라탱고다. 욜라탱고로 말할 것 같으면 나의 음악인생 어언 20년, (지금 시점에선) 마지막으로 전작주의 감상을 감행한 밴드로서, 나는 이 밴드가 너무너무 좋다. 내가 자주 듣는 밴드들을 나누는 기준은 크게 세 종류로서, '사랑하는 밴드'와 '적당히 좋아하는 밴드', 그리고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자주 듣는 밴드'다. 욜라탱고는 어디에 속하는가 하면, 맨 앞의 '사랑하는 밴드'에 속한다. '애정'의 강도로만 따지자면, 거의 항상 3위권 내에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밴드'다.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열렬히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본 적이 없다. 2008년에 내한했을 때도, 도저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다른 일들 때문에 그.. 2020. 3. 13.
Blur, [Modern life is rubbish] - 내 인생의 밴드 Top20 쯤 들어가는 밴드 블러 [Modern life is rubbish] - 내 인생의 밴드 Top20 오아시스의 오래된 팬으로서, 블러에 관해 말하자면, 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그 느낌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그냥 지표상으로는 앨범 판매량에서도 밀리고, 챠트 순위들도 밀리는 감이 있고, 발매한 앨범의 종수에서도 밀리며, (거의 확신하는 바이지만) 팬 수에서도 아마 밀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건 말 그대로 지표, 결국엔 숫자에 관한 것이다. 내가 받은 그 '느낌'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니까 그 옛날(20년 전)부터 이쪽(블러)보다는 저쪽(오아시스)을 더 좋아한 것일 테지……. 다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어째서 이 밴드는 '죽이는데, 저 밴드는 '그다.. 2020. 3. 6.
Ozzy Osbourne ,『Blizzard to Ozz』- 어쩌다 한번 폭주기관차가 되고 싶을 때 Ozzy Osbourne - 『Blizzard to Ozz』어쩌다 한번 폭주기관차가 되고 싶을 때 지금 생각해 보면,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취향'에도 잘 맞지 않는 헤비메탈, '쓰래쒸' 메탈, 데쓰 메탈 등등 이른바 '메탈'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나에게 처음으로 '롹'의 세례를 준 밴드는 이른바 '얼터너티브'라는, 90년대 미국 시애틀을 중심으로…, 여하튼 '메탈'과는 거리가 있는 밴드들이었다. 6,5번 줄만 주구장창 긁어대다가 키보드로 친 것인지, 기타로 친 것인지 모를 정도의 '속주'를 들려주던 '메탈'은, 그러니까 막 피가 철철 흐르는 그 '메탈'이라는 것은……, 아, 그것은 도무지 나의 감성에 맞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내가 접했던 메탈 밴드들이라면 많든 적든 가지고 있었던.. 2020.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