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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아기가왔다 : 포토에세이33

[아기가왔다] 잘가! 안녕! 돌아와! 나중에 또 보자! 잘가! 안녕! 돌아와! 나중에 또 보자! 요즘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고가철로 위를 지나는 전철을 구경하는 일이다. 저 지하에서부터 철컹철컹(?)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마치 의외라는 듯 '어? 어!' 한다. 그러다가 전철이 모습을 드러내면 양팔을 흔들며 격한 환영의 인사, 환송의 인사를 보낸다. 며칠 전에는 그러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는 아빠를 힐끗 보더니, 아빠는 왜 손을 흔들지 않냐며, 아빠도 얼른 전철을 향해 손을 흔들라고 요구헀다. 아빠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함께 손을 흔들었다. 전철에서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창피했다. 그러나 창피함은 멀고 땡깡은 가까운 법이다. 2019. 9. 6.
아기가 자라나... 빨래가 달라졌다 아기가 자라나... 빨래가 달라졌다 아이가 자람에 따라 빨래의 종류, 비율이 달라진다. 걷지도 기지도 못하던 때에는 무엇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하던 빨래가 수건류였다. 거즈수건, 엉덩이 수건, 목욕 수건 등등. 수건에 파묻혀서 다른 빨래는 잘 보이지도 않던 시절이다. 기어다니기 시작하자 집 안에서 입는 내복 빨래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그때도 여전히 수건은 굳건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제 아기가 걷다 못해 뛰어다닐 정도로 컷다. 세상에 외출복이 다른 모든 종류의 빨래를 압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딸이 일단 나갔다하면 아무대다 앉고, 엎어지고, 넘어지고, 자빠지다보니 밖에서 한번 입은 옷은 이미.... 빨래의 바뀐 비율을 보면서 아빠는 또 한번 흐뭇해진다. 클 줄은 알았지만 안 클 것 같았.. 2019. 8. 30.
[아기가왔다] 기타(guitar)가 왔다! 기타(guitar)가 왔다! 지난 주말 아빠의 본가에서 기타를 가지고 왔다. 사실 그동안은 딸을 키우느라 아무런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가져오고는 싶었지만 '가져오면 무엇 하나' 하는 생각에 그대로 두었다. 가끔 본가에 가면 기타를 치곤 했었는데, 그 모습을 본 딸이 기타에 지대한 관심을 표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결국 기타를 가지고 왔다. 기타가 오지 못한 것도 딸 때문, 오게 된 것도 딸 때문. 육아란 이런 것인가? 아빠가 기타 근처에만 가도 '끼-따, 끼-따'거리면서 달라고 하는 통에 가지고 온 다음에도 해가 떠 있는 동안엔 기타를 만질 수가 없다. 그래 뭐. 그냥 니꺼 해라. 2019. 8. 23.
마트만한 곳이 없다? 마트만한 곳이 없다? 우리 동네는, 옛날 말로 '신도시' 요즘 말로는 '뉴타운'이다. 이런 동네에는 어김없이 대형 마트가 있다. 그리고 그곳은 틀림없이 유, 아동 친화적이다. 볼거리도 많고, 놀거리도 많다. 그래서 평일 낮시간에 가보면 어른 반만한 아동들, 어른 반에반만한 아기들이 한가득이다. 마치 거대한 키즈까페(정작 진짜 키즈까페엔 가본 적이 없다) 같다. 우리 딸도 그곳을 채우고 있는 유, 아동 중 하나인데, 부모 된 입장에서 이만한 곳이 또 없다. 시끄럽다고 눈총 받을 일도 없고, 바닥에 털썩털썩 앉아도 딱히 신경쓰이질 않는다. 왜냐하면 워낙 애들이 많기 때문에 그 정도 일탈은 눈에 띄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사가 이런 식이다. 이대로 하면 안 되는데, 이건 뭔가 문제가 있는데 .. 2019.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