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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3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기차 여행 – 속도의 열정과 진보의 배신 《바람이 분다》 ②사건 기차 여행 – 속도의 열정과 진보의 배신 레일 위의 종이비행기 《바람이 분다》를 사건적 측면에서 보면 결정적인 주요 사건은 제로센의 설계 완성이다. 그런데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작품이 다루는 시간은 무려 30년이나 된다. 이 30년 전부 제로센의 발명에 바쳐지는 긴 과정인데, 지로의 마음에 실제 제로센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떠오르고 그런 방향으로 설계를 계속해가는 부분은 영화 시작 35분 무렵 즉 나고야의 미쓰비시에 취직하면서부터다. 그 지점을 기준으로 보면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카프로니 백작이 만든 비행기는 모두 아주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대형선이었다. 카프로니는 은퇴에 맞춰서 납품 직전의 폭격기에 잔뜩 사람을 태우고 나타나기도 했다. 지로의 회사는 소형 비.. 2024. 4. 18.
[내인생의주역시즌3] 곤란한 땐 말보다 행동!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대인배로 살기(3) 곤란한 땐 말보다 행동!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대인배로 살기(3) 이야기 둘. 기원전 480년, 역시 춘추시대 중국. 공자의 제자 자로는 위(衛)나라 집정대부 공회의 읍재였다. 위나라 군주는 출공(出公)이었는데, 이 무렵 위나라는 심각한 내부 분열 중이었다. 오랜 기간 외국에 추방중이었던 출공의 아버지 괴외가 귀국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위나라 세자였던 괴외는 계모였던 남자(南子)를 죽이려던 계획이 실패하여 아버지 위령공에 의해 국외 추방(망명)중이었다. 그러던 중 위령공이 사망하면서 위나라의 군주 자리는 손자인 출공(첩)에게 이어졌다. 아무리 부자지간이라 해도 권력을 앞에 두게 되면, 단순히 아버지와 아들 개인간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괴외(폐세자)를 따르는 세력과 출공을 따르는 세력 사이의 권력 싸움.. 2024. 4. 17.
[돼지 만나러 갑니다] 비질(vigil), 기어코 응시하기 비질(vigil), 기어코 응시하기 글_경덕(문탁네트워크)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 7~). 난잡한 공부가 체질이라 여러 세미나와 워크숍을 유랑한다. 올해 문탁네트워크에서 주역, 불교, 돌봄을 키워드로 공부한다. 도축장 가는 길 도축장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 캘린더에는 '비질(vigil)1) 모임, 9:30, 오산역' 이라고 적혀있었다. 월요일 아침, 나는 출근하는 인간들로 꽉 찬 지하철에 탑승했다. 몸을 비집고 들어가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들 앞에 섰다. 한참을 가야 해서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내 앞에 앉은 사람들은 금방 내릴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은 자고 있거나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 태연한 모습이 그날따라 유난히 못마땅했다. 벌써부터 피곤하고 짜증이 올라와 눈을 감고 숨을 깊게 쉬었다. .. 2024. 4. 16.
‘법’보다 ‘밥’이 먼저인 막달레나의집을 소개합니다!―신간 『막달레나, 용감한 여성들의 꿈 집결지』가 출간되었습니다! ‘법’보다 ‘밥’이 먼저인 막달레나의집을 소개합니다! ―신간 『막달레나, 용감한 여성들의 꿈 집결지』가 출간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저에게 잊을 수 없는 밥상 기억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잠시 TMI 하고 가자면, 저는 사주에 아주아주아주 미약한 식상이 하나 겨우 있는 덕분에, 먹는 걸 그다지 챙기지 않습니다. 별 의욕도 없고요. 이런 저에게도 아주 드물게 어떤 ‘밥’에 대한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 책은 밥은 물론이고 ‘밥상’에 대한 짙은 기억을 준 곳입니다. 지금은 용산을 떠나 은평구에 자리 잡은 ‘막달레나의집’은 1985년 용산 성매매집결지 여성들을 돕던 이옥정 대표님과 미국분인 문요안나 수녀님이 함께 만든 곳입니다. 용산 성매매집결지가 사라지기까지 30여 년을 성매매 현장에서 살아가는 .. 2024.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