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91 돈 드릴로, 『그레이트존스 거리』 ― 시장과 예술 돈 드릴로, 『그레이트존스 거리』 ― 시장과 예술 십여 년 전쯤 처음으로 『화이트 노이즈』를 읽으며 놀라움에 빠졌고 그로부터 몇 해 뒤 『코스모폴리스』를 읽으면서 ‘이건 뭐지?’를 반복했더랬다. 지난해에는 『그레이트존스 거리』라는 제목의 소설을 읽었는데 역시나 싶었다. 자본주의 사회를 초현실적 감각으로 조명하는 소설가 돈 드릴로의 세계를 보는 건 마치 일부러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골라 쓴 것 같은 체험을 선사한다. 그곳에서는 눈짓 한 번으로 수백만 달러를 이동시키는 남자가 비현실적인 그만큼 반자본주의 시위대의 퍼포먼스 또한 비현실적이다. 어떤 장소도 어떤 사람도 기댈 만한 것이 못 된다. 모두가 어딘가 일그러져 있고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장소, 그곳이 돈 드릴로가 보여주는 현대 도시다... 2017. 9.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