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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 '사람들은 서사시를 필요로 한다'

by 북드라망 2018. 8. 13.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 '사람들은 서사시를 필요로 한다'





'이야기'는 공통의 감각을 생산해 낸다. 어떤 사건을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 같은 것들이다. 백명의 사람이 있으면 저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다. 그런데 그렇게 다르면서도 사실은 비슷비슷한 감정들을 느낀다. 나는 그런 감정이 '자연적'이라거나, '원래 그렇다'고 믿지 않는다. '느끼는 방식'도 사실은 발명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동시대의 한 사회 안에서 사회구성원들이 '느끼는 방식'이 극단적으로 서로 다르다면, 사회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서로 다른 가운데서도 그 다름을 지탱하는 공통의 지반이 있기 때문에 '사회'의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로 치자면, '자본주의', '화폐'에 대한 서로 비슷한 욕망 같은 것들이다.('아이언맨'이 괜히 '부자'라는 설정을 갖는 게 아니다.)


여하간에 중요한 것은 어느 사회나 그 사회를 유지하게 하는 '감각의 방식'을 생산한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며 생각하는 것이 '자연적'인 것,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점 말이다. 그게 만들어진 것이라면 다르게 만들거나,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있다는 뜻이니까.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 10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박거용 옮김/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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