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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자리 서당8

하경(下經)의 시작, 남녀가 '교감'하는 택산함 통하고 싶으냐? 연애의 도(道)를 깨치라 – 택산함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눈이 소복이 쌓였다. 바람이 싸늘해지고 냉랭해지더니 이틀 사이 겨울의 한복판으로 성큼 다가선 것이다. 문득 기운을 느낀다는 것은 계절에 대한 감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손발이 시리고 어깨가 움츠러들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종종걸음을 걷게 되는 감각. 뜨거운 어묵국물이 생각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가게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는 감각. 겨울의 한복판으로 내가 함께 걸어가고 있는 이것이 자연과 교감하고, 감응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허나, 우리는 어느 새인가 이 계절의 감각을 잃어버리거나 무디어져 버렸다. 하루 종일 실내에서 생활하고, 난방이 잘 되어 있는지라 겨울에도 반팔셔츠를 입고 지내기도 한다. .. 2014. 12. 4.
근육만 키우지 말고 근기도 키워라 - 곡천혈 곡천(曲泉), 근기(根氣)의 샘물 바야흐로 근육의 시대가 도래했다. 훌러덩 옷을 벗기만 하면 초콜릿 복근과 잔 근육들로 무장한(!) 몸들이 드러난다. 비단 TV에서만이 아니다. 전 국민이 ‘근육=건강’이라는 도식 하에 근육 만들기에 몰두해 있다. 이즈음의 나의 몸. d자형 몸매와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이 몸은 게으름의 상징으로 낙인찍혔다. 아, 근육만 알아주는 이 더럽고 분한 세상!^^ 대체 근육이란 언제부터 이토록 ‘추앙’받아온 것인가. 사실 동양에서 근육이 강조된 적은 거의 없다.(참 다행이다.^^) 무사들을 그린 그림만 봐도 알 수 있다. 동양화에 등장하는 무사들의 몸은 얼핏 보면 어린아이의 몸처럼 보인다. 귀엽고 매끈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대로 울퉁불퉁하고 보기만 해도 주눅이 드는.. 2014. 5. 29.
봄의 목기를 닮은 혈자리 - 각손혈 올 봄엔 목기(木氣) 한 번 제대로 써 봐! 며칠 전 이사를 했다. 손으로 꼽아보니 스무 살이 된 이후로 지난 아홉 해 동안 벌써 여덟 번째 이사다. 나의 사주팔자에 가득한 역마의 기운이 이렇게 드러나는가 싶다. 그런데 이사를 자주 다니다 보니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매번 짐을 쌌다 풀었다 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것도 자주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이사 하루 전날까지도 맘 놓고 유유자적할 수 있는 내공이 생겼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신체가 되었다고나 할까. 적어도 물리적으로는 말이다. 그러나 이사의 진정한 묘미는 실은 다른 데 있다. 이삿날에는 내게 줄줄이 딸린 물건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는 몇 안 되어 보이는 것들이 모아 놓으니 한 트럭이다. 서랍이며 옷.. 2014. 3. 6.
너의 숨소리가 들려?! 청궁혈을 눌러주세요~ 워~ 워, 과속은 이제 그만 에너자이저, 백만 스물둘 이제 와 돌이켜보니 스무 살 이후, 내 삶은 과속의 연속이었다. 과유불급이라는데 뭘 하든 넘치고 지나쳤다. 하려고 마음먹은 일은 무엇이든 너~무 열.심.히. 했다. 대학을 마칠 때까지 공부도, 운동도, 연애도 열나게 했다. 졸업하고 1년 동안 임용고시 공부에 매진해서 교사가 되었다.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아이들 가르치는 데 필요하다 싶은 온갖 연수를 받으러 다녔고, 학급운영 자료집에 나오는 다양한 활동들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집단상담, 단합대회, 생일잔치, 뒤뜰야영. 학교 내 교사모임에, 지역 모임까지 해야 할 일들이 넘쳐났다. 그것들을 모두 해내느라, 거의 매일 잠들 때면 ‘완전 방전’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푹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 2013.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