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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35

물리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보이지 않는 세계』, 이강영, 휴먼사이언스 마흐는 원자론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자의 태도를 견지했다. 그의 관점에서 원자와 같이 우리의 감각으로 느껴지지 않는 존재는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열이란 우리의 감각으로 분명하게 느껴지는 현상이므로 과학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원자의 존재는 우리가 알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원자를 이용하여 열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가설이며 과학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원자론을 주장하는 볼츠만과 젊은 과학자들은 원자의 움직임이라는 하나의 개념이 열과 압력이라는 다양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를 이용하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흐에게는 온도와 압력과 같이 측정한 .. 2014. 1. 28.
생명에 대한 사유의 대공사! -『앎의 나무』를 읽다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움베르토 마투라나, 프란시스코 바렐라 지음, 『앎의 나무』, 최호영 옮김, 갈무리, 2007 우리는 세계의 ‘공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visuelles Feld)를 체험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색깔’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색채공간(chromatischer Raum)을 체험하는 것이다.(30p) 신경체계와 관련된 책들, 이를테면 뇌과학이나 인지과학과 관련된 책을 읽는 건 쉽지 않다. 하긴 모든 과학책이 술술 읽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의 과학책이 어려운 이유는 용어들의 낯설음 때문이다. 낯설다는 심리적 거리감이 어렵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과학서적들은 이런 용어의 낯설음을 통과하고 나서 내용자체를 이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 2014. 1. 14.
운석이 떨어져 인류가 멸망해도, 자연의 리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에 만화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만화는 『7seeds』입니다. 현재 23권까지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이야기가 더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잠에서 깨어보니 바다 위의 보트 안에 있던 여고생 나츠! (그녀의 이름은 '여름'이라는 뜻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멘탈붕괴가 오지만, 급박한 상황인지라 옆에서 시키는 대로 하다보니 얼떨결에 육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도착한 후 전혀 낯선 사람들과 한 배를 탔다는 걸 알게 되지요.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자신이 배를 탄 기억도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혼란스러울 뿐이었죠. 이때 한 사람이 나서서 여기는 미래의 지구라고 설명해줍니다. 나츠가 살았던 시대의 지구인들은 곧 .. 2013. 12. 20.
매혹적인 너무나 매혹적인 추상의 언어 -『과학과 근대세계』를 읽다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과학과 근대세계』, A. N. 화이트헤드, 오영환 옮김, 2008, 서광사 #1 물론 나는 여기서 각 시대의 수학적 관념들에 대한 깊은 연구 없이 사상사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 마치 『햄릿』(Hamlet)이라는 제목의 연극에서 주인공 햄릿을 빠뜨리는 것과 같다고 하는 정도까지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확실히 “오필리아” 역을 빼어 버린 것과 비슷하다. 이 비유는 특히 잘 들어맞는다. 왜냐하면 “오필리아”는 이 연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일 뿐만 아니라 아주 매력적인데다 약간의 실성기마저 있기 때문이다. 수학의 연구는 인간 정신의 광기이며, 우연적인 사건들의 온갖 요구에 즉시즉시 응해야 하는 고통스런 상황으로부터의 도.. 2013.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