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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3

생명에 대한 사유의 대공사! -『앎의 나무』를 읽다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움베르토 마투라나, 프란시스코 바렐라 지음, 『앎의 나무』, 최호영 옮김, 갈무리, 2007 우리는 세계의 ‘공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visuelles Feld)를 체험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색깔’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색채공간(chromatischer Raum)을 체험하는 것이다.(30p) 신경체계와 관련된 책들, 이를테면 뇌과학이나 인지과학과 관련된 책을 읽는 건 쉽지 않다. 하긴 모든 과학책이 술술 읽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의 과학책이 어려운 이유는 용어들의 낯설음 때문이다. 낯설다는 심리적 거리감이 어렵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과학서적들은 이런 용어의 낯설음을 통과하고 나서 내용자체를 이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 2014. 1. 14.
뇌, 시각, 기억력에 관하여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1 특히 신체와 뇌의 관계는 아주 미묘한 부분이다. 원숭이한테는 손을 인지하는 신경이 있지만, 물건이 멀리 있어서 손이 닿지 않을 때는 도구를 사용한다. 원숭이가 막대기를 사용해서 물건을 당기면 손가락 끝 쪽에서 반응하던 신경이 이번에는 막대기 끝 쪽에서 반응하게 된다. 사실 우리도 그럴 때가 있는데, 이를테면 처럼 짐을 어깨에 메고 좁은 길을 지난다고 하자. 평소라면 쉽게 지나갈 길이라도 짐의 앞머리 부분에까지 온 신경이 미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마 그럴 때 뇌는 커다란 짐까지 ‘하나의 몸’으로서 관리하고 있을 거야. 신체의 일부로 간주해서 그 순간만큼은 내 몸이 커져 있는 셈이다.(88쪽) 과학 공부를 하다 보면, 저자가 일본인인 책들은 일단 사고 보는 경향이 생겼.. 2013. 11. 19.
철학에 죽고, 철학에 산다! 질문의 질문을 하라! 철학의 엄밀함 컴퓨터에 악성프로그램이 많아지면, 뒤죽박죽된 프로그램들을 수습하느라 하루 종일 곤욕이다. 그러다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면 세상이 원래부터 없기라도 했던 것처럼 덮어놓고 초기화하곤 한다. 그러면 밤새 푹 자고 일어난 강아지처럼 컴퓨터에 아연 생기가 돈다. 이런걸 보면 초기화한다는 말, 그러니까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를 생기롭게 만든다는 걸 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처음으로 가겠다는 열망은 컴퓨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가끔은 인생에도 이런 초기화가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다. 특히 병, 배신 혹은 다툼 같은 것들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면, 세상 모든 것이 그 사건에 비추어 보이는지라, 악성프로그램으로 가득한 컴퓨터마냥 인생이 한동안 뒤죽박죽이다. 사건에 대.. 2012.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