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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3

나의 고전분투기,『중용』을 시작하며 『중용(中庸)』은 어떤 책인가? '중용'이라는 말의 일상적인 용법은 '치우치지 않음'의 의미로 쓰인다. 이 용법의 근거는 12세기 북송시대의 정자의 “중(中)이라는 것은 치우치지 않음[不偏 불편]을 말한다.”라는 주석이다. '치우치지 않는다'는 의미는 대개는 중간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되곤 한다. 이때 중간이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어정쩡함이나, 중립을 가장한 책임회피의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용법은 『중용(中庸)』이라는 텍스트가 의미하는 중용의 의미를 심히 오해하는 것이다. 정자(程子)가 말하는 '치우치지 않음[不偏]'은 중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자(朱子)는 '치우침이 없고, 과함이 없고, 모자람이 없는 것[不偏不依 無過不及 불편불의 무과물급]'이라고 보다 상세한 주석을 덧붙이는.. 2016. 5. 19.
은밀하게 뜨겁게, 겨울을 보내는 방법! 잃어버린 몸과 우주의 리듬을 찾아서! ‘바이오리듬’은 널리 알려진, 일종의 ‘몸 상태 예측도’라고 할 수 있다. 신체, 감성, 지성으로 구분하여 그 활동력을 보는 것. 원리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1906년 독일에서 환자들을 진찰한 통계를 바탕으로 성립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점은 각각의 리듬이 ‘주기’를 가진다는 것이다. 신체리듬은 23일, 감정리듬은 28일, 지성리듬은 33일의 주기를 가지고 반복된다. 생존일수 기준으로 각 주기를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같은 날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같은 리듬인가?’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점(占)이나 재미요소 정도로 생각되곤 한다.(바이오리듬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방식이 익숙하다고 느끼는 것은, 봄-여름-가을-겨울-봄… 이렇게 이.. 2013. 11. 26.
처서, 모기의 입은 쉽게 삐뚤어지지 않는다 처서, 온 누리에 숙살(肅殺)이!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처서, 매가 되는 시간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은 요즈음엔 딱히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처서가 왔음에도 도심 속 모기는 여전히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만큼 더위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렷다. 남은 더위, 즉 잔서(殘暑)의 흔적은 단지 모기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여름인양 일상을 잠식하고 있는 열기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열기는 다름 아닌 산만함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덥다는 핑계거리라도 있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봄과 여름의 발산하는 기운에서 토(土)의 교량을 건너 가을과 겨울의 수렴하는 기운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시공간의 장으로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여름의 습관대로 살고 있다면 곤란하다.. 2012.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