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매3

아무리 각박한 세상에도 솟아날 씨앗은 있다! - 산지박괘 미래를 준비하는 씨과실 이제 입추가 지나서인지 여름이 다 끝나가는 느낌이다. 이제 곧 9월이 될 것이다. 단풍이 무르익어 겨울을 준비하는 시점이다. 그래서 9월을 달리 추말(秋末).현월(玄月)이라고도 부른다. 마지막 가을(추말), 만물이 생명을 다하여 그 색깔이 검게 변함(현월)의 뜻을 지닌다. 이런 때가 되면 과일들이 풍성하게 열려서인지, 온갖 것을 즐기고 소비하는 마음으로 가득하게 된다. 하나도 남김없이 다 쓰고야 마는 계절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나 『주역』은 ‘씨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이치를 말한다. 열매가 모두 떨어지고 삭풍에 남아 있는 마지막 과일을 먹지 않고 땅에 심어 미래의 싹을 도모하는 것이 『주역』이 이야기하는 미래의 정신이다. 이런 미래의 정신을 직접적으로 이야기.. 2014. 8. 14.
살릴 것이냐 죽일 것이냐, 자연의 선택 경금(庚金) 자연은 생성(목) → 발산(화)→ 매개(토) → 수렴(금) → 쇠퇴(수)의 과정을 거치면서 생명을 이어갑니다. 이런 운동을 표현한 것이 목화토금수, 오행이라고 앞서 언급했습니다. 음양으로는 발산운동이 목화이고, 본격적인 수렴이 시작되는 시기가 금입니다. 경(庚)은 수렴의 첫 단계를 의미합니다. 계절로는 가을이며, 본격적인 음운동(수렴)이 시작됩니다. 낙엽을 떠올려 보세요. 무성했던 잎이 떨어지고 수축, 분리, 하강운동이 일어납니다. 그 결과 나뭇가지의 표면은 딱딱하고 견고해집니다. 가을에 열매가 맺히고 굳어지는 이치를 생각하면 수렴 기운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전에 “숙살지기(肅殺之氣)”란 표현이 있습니다. 나무가 선택한 열매 외에 나머지는 추풍낙엽처럼 떨어트려 버리는 것입니다. 모든.. 2012. 10. 20.
처서, 모기의 입은 쉽게 삐뚤어지지 않는다 처서, 온 누리에 숙살(肅殺)이!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처서, 매가 되는 시간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은 요즈음엔 딱히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처서가 왔음에도 도심 속 모기는 여전히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만큼 더위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렷다. 남은 더위, 즉 잔서(殘暑)의 흔적은 단지 모기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여름인양 일상을 잠식하고 있는 열기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열기는 다름 아닌 산만함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덥다는 핑계거리라도 있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봄과 여름의 발산하는 기운에서 토(土)의 교량을 건너 가을과 겨울의 수렴하는 기운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시공간의 장으로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여름의 습관대로 살고 있다면 곤란하다.. 2012.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