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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출파낫2

[활보활보] 이용자와 이별하며 -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인연이다" 짧은 만남과 이별 나의 이용자는 올 초 신촌 세○○병원에서 한 달 새 두 차례 척추 수술을 받았다. 목 앞과 뒤에 철심을 박아서 비뚤어진 척추를 잡아주는 수술이었다. 엉덩이뼈와 골반을 깎아내서 철심과 척추가 붙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언니 몸에는 총 네 군데의 수술 자국이 생겼다. 수술을 마친 언니의 몸에는 피고름이 뭉치지 않도록 밖으로 빼낸 호스와 오줌 줄, 몇 개의 링거, 목 지지대 등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똑바로 누워있는 것도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했다. 잘 먹지도 못해 몸은 비쩍 말라갔다. 하루 세끼 먹은 밥보다 약이 더 많아 보였다. 다크서클은 점점 더 짙어졌다. 힘들어하는 언니를 보면서 혹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됐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러서 신경외과에서 .. 2016. 9. 9.
[활보활보] 여유롭게 직면하기 각자 할 일이 있다 겨울이 왔다 갑오년, 겨울이 되었다. 초여름 일을 구하려고 여러 이용자를 만났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G언니, H언니와 겨울을 같이 보내고 있다. 외출하려고 언니들의 옷을 갈아입을 때면 겨울을 더 확실하게 느낀다. 여러 겹 옷을 입혀주고 거기에 두꺼운 잠바까지 입혀주면 반팔 옷을 입는 여름이 그리워진다. 일한지 8개월이나 됐지만 옷을 두껍게 입혀주는 건 여전히 어렵다. ‘8개월이나 됐는데 옷 갈아입혀주는 게 왜 어렵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G언니의 근육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팔에 옷을 끼려면 노하우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노하우는 타이밍인데, 언니가 팔을 살짝 돌릴 때 쑥 집어넣어야한다. 하지만 이 노하우가 옷을 두껍게 껴입을 때는 먹히지 않았다. 그래도.. 2016.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