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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2

[약선생의 도서관]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걷기, 증여의 마음을 연습하다 프레데리크 그로,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오랜만에 고향인 제주에 갔다. 고등학교 동창들과 옛 담임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좀 일찍 도착한 나는 남은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제주 시내를 무작정 걸었다. 제주라면 자연경관부터 떠올리는 이들은 언뜻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곳에서 나고 자란 나에겐 시내 골목골목이 더 강렬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제주도도 역시 사람 사는 마을인 것이다. ‘사람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 나면 제주로 보낸다’는 말은 그래서 무책임하다. 관덕정에서 동문시장까지 이곳저곳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먹어대던 낡은 자장면 집, 술 취한 내가 기대어 토악질 해대던 옛 술집의 담벼락, 그리고 중간고사 마지막 날이면 몰래 숨어 들어간 .. 2016. 5. 17.
자기가 지배하고, 자기가 복종하는 사회 #자동완성기능─血─장 자크 루소 자기가 지배하고, 자기가 복종하는 사회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는 “인간은 태어날 때는 자유로웠는데, 어디서나 노예가 되어 있다”(루소, 『사회계약론』, 김중현 옮김,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0, 34쪽)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사회계약론』을 시작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할 수 없다. 즉 타인을 노예로 만들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루소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인간이 본성적으로 정치적이라는 점을 부정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연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시점이 생긴다. 자연 상태에서 자기를 보존할 수 없을 정도로 방해물들이 많아졌을 때다. 방해물로는 사.. 2014.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