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본3

일상의 기본기와 기교를 위한 국민적 방제 "쌍화탕" 기본기와 기교의 계보학–일상의 실력자, 쌍화탕 기본기를 갖추지 않은 채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사람에게 흔히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한다. 기본기가 바탕이 되지 않는 기교는 수명이 짧다. 지푸라기에 붙은 불처럼 금방 타올랐다 꺼져버린다. 더 고난도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 기본기를 갖추려면 선생이 해줄 수 없는 지루한 과정을 스스로 버텨내야 한다. 수없이 반복되는 훈련을 견뎌내고, 기본적인 것들이 몸에 붙었을 때야 비로소 기교가 빛을 발하게 된다. 기본기는 신체의 기억이다. 베르그손은 이런 기억을 ‘습관기억’라고 했다. 습관기억이란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신체 안에 새겨짐으로써 행위를 자동화시키는 기억이다. 예컨대, 젓가락질이나 자전거타기 혹은 글씨를 쓰는 등 오랜 기간 .. 2015. 9. 16.
관둔다고? 일단 기본은 해보고 결정하자 기본을 익히고 나니그때서야 재미있어지더라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중에 나오는 일화이다. 스티븐 킹의 아들 오웬은 일곱 살때 스프링스틴의 E 스트리트 밴드에 빠져 그 밴드의 색소폰 연주자처럼 연주를 하기로 결심한다. 스티븐 킹과 그의 아내는 오웬에게 색소폰을 사주고 레슨을 받게 해준다. 그리고 7개월 후 스티븐 킹은 아내에게 오웬만 원한다면 레슨을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오웬은 레슨 선생님이 지시한대로 빠지지 않고 연습을 했다. 일주일에 나흘은 방과 후 30분씩, 주말에는 한 시간씩. 그럼에도 스티븐 킹이 아들에게 색소폰 레슨을 그만 두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웬은 음계와 음표들을 모두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었지만―기억력이나 폐활량이나 눈과 손의 협력 관계에는 아.. 2015. 8. 19.
서두르지 말고, 작은 것에 갇히지 말 것! 기토己土: 자하-군자의 땅 자하가 공자에게 물었다. “‘어여쁘게 웃는 얼굴 보조개 귀여우며, 아름다운 눈 초롱초롱 반짝거리네. 흰 바탕에 채색 베푼 것이로다’라고 함은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그러자 공자가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뒤에 하는 것이다”라고 답한다. 무슨 선문답도 아니고 맥락 없이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을 것 같은 대화다. 핵심은 보조개나 아름다운 눈, 화려한 채색도 기본적인 바탕 위에서 가능하다는 것. 바탕이 없는 화려함은 무용지물이라는 말이다. 기초화장이 없으면 화장빨이 안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하가 “그럼 예禮는 뒤에 하는 것이로군요?”라고 하자 공자가 기뻐했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何謂也?” 子曰, “.. 2012.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