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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2

“저팔계도 가는 길이라면 대체 누군들 가지 못하겠는가!” “탐욕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구도 또한 ‘원초적 본능’이다!” 이때 혼찌검이 난 탓에 성욕은 좀 잦아들었으나 식욕만은 도무지 제어가 안 되어 가는 곳마다 물의를 일으킨다. 게다가 그걸 채우기 위해 쉬지 않고 ‘잔머리’를 굴린다. 그 과정에서 손오공과 삼장법사를 이간질하는 게 다반사다. 또 번번이 깨지면서도 틈만 나면 손오공한테 대들고 개긴다. 심지어 요괴와 대적할 적에도 자기가 공을 세우려고 손오공을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식탐에다 여색을 밝히는 건 기본이고, 게으르고 비열하고 덜떨어지고……, 저팔계의 악덕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래서 몹시 의아했다. 어떻게 이런 인물이 구법의 길을 갈 수 있는가 하고. 하지만 문득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저것이 바로 중생의 실상이 아닌가. 이런 중생도 구할.. 2015. 6. 8.
시시하지 않은 삶, 근사함을 뛰어 넘는 삶 설거지, 청소, 빨래의 길道 - 기관 없는 신체와 욕망 - 김해완(남산강학원 Q&?) 기관 없는 신체(CsO) 들뢰즈와 가타리의 유명한 개념 중에 ‘기관 없는 신체’라는 것이 있다. (Corps sans Organe, 줄여서 CsO다) 험악한 네이밍 센스 때문에 이 개념은 많은 오해를 불러왔다. 이제는 몸에 붙은 기관까지 뽑아 버릴라고? 실제로 이 고원에서는 몸을 찢고 뜯고 꿰매는 마조히스트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자. 이 고원은 도발적이지 않고 오히려 아주 신중한 고원이다. 저자들이 겨냥하는 것은 마조히즘이 아니라 그들의 신체 위에서 흘러 다니는, ‘탈기관화 하려는 욕망’이므로. 한번 이렇게 물어보자. 내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디일까? 뇌? 심장? 척추? 아니면 잘 빠진 S라인 가슴.. 2012.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