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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시2

처서, 모기의 입은 쉽게 삐뚤어지지 않는다 처서, 온 누리에 숙살(肅殺)이!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처서, 매가 되는 시간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은 요즈음엔 딱히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처서가 왔음에도 도심 속 모기는 여전히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만큼 더위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렷다. 남은 더위, 즉 잔서(殘暑)의 흔적은 단지 모기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여름인양 일상을 잠식하고 있는 열기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열기는 다름 아닌 산만함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덥다는 핑계거리라도 있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봄과 여름의 발산하는 기운에서 토(土)의 교량을 건너 가을과 겨울의 수렴하는 기운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시공간의 장으로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여름의 습관대로 살고 있다면 곤란하다.. 2012. 8. 23.
별일 없이 산다, 혁명한다 루쉰, 혁명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루쉰은 자신을 둘러싼 온갖 것들과 싸운다. 그가 서있는 곳은 언제나 싸움터로 변한다. 문학이 되었든, 혁명이 되었든, 그에게 싸움 아닌 것은 없었다. 식인들로 둘러싸인 광인, 푸른 검을 지니고 복수하러 가는 도공과 검은 빛의 사나이, 구경꾼들로 둘러싸여 싸우고 있는 벌거숭이 두 사람, 그리고 적들에게 결함을 던져주려는 고독한 남자. 이들은 싸움터에 서있는 루쉰의 여러 모습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항상 살아간다는 문제로부터 벗어나 본 적 또한 없었다. 도저히 출구가 없어 보이는 막다른 골목에서도 ‘오로지 살아가야한다’는 점을 절대 잊지 않았다. 오히려 싸움이야말로 절망에 직면해있는 자가 아직도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살아간다는 것.. 2012.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