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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10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13) : 정치사상가로서의 탁월성 ②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13) : 정치사상가로서의 탁월성 ② 유가와 법가에 대하여 유가와 법가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흔한 오해는 유가의 인(仁)과 한비의 법이 배치된다는 생각이다. 인과 법은 상반된다고 하면서 늘 증거로 인용하는 『논어』의 구절이 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정령(政令)으로 백성을 인도하고 형벌로 백성을 똑같도록 하면 백성은 형벌을 피하기만 하려 들고 부끄러워함이 없을 것이다. 덕으로 인도하고 예로 똑같도록 하면 부끄러워 할 줄 알고 선(善)에 도달할 것이다.’”[子曰:“(1)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2)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위정爲政」] 공자가 인을 강조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법을 부정적으로 보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공자의 말은 교묘한 수.. 2022. 12. 22.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11) : 한비자 개요 ⑦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11) : 한비자 개요 ⑦ 주요개념(2) 술(術)·법(法) : 세를 자세히 논의했으므로 술과 법은 간략히 논의해 보자. 술과 법은 편을 따로 두어 논란을 벌이지 않는다. 『한비자』 전편에 걸쳐 술법이란 표현이 자주 보이는데 법과 술을 중시해 같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술은 앞에서 본 「내저설 상」(內儲說 上)에 칠술(七術)이라는 부제가 붙었듯 군주가 신하를 통제하는 데 쓰는 일곱 가지 통치방법 혹은 기술을 말한다. 한비는 술을 신하를 대상으로 임금만이 구사하는 고도의 책략으로 설명한다. 「내저설 하」(內儲說 下)는 육미(六微)라는 부제가 붙었는데 신하들의 미묘하고 깊은 속마음을 이해하는 여섯 가지 방법이라는 의미다. 육미 역시 신하의 알 수 없는 속마음을 임금이 파악하.. 2022. 11. 24.
"군자의 도는 남김없이 드러나되, 은미하다" 費(비)와 隱(은)의 모순 “날아가는 화살은 날지 않는다”라고 했던 제논의 역설을 기억하시는지? 고대 그리스의 제논은 운동이 실재한다면 이런 어이없는 논리적 귀결에 도달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운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논증하려 했다. “날아가는 화살은 날지 않는다”라는 문장은 논리적으로는 모순율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섯 번째 연재를 읽어보시면 되지만 모르셔도 상관없다. 이 문장이 어이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이 글을 계속 읽을 수 있는 출발점은 된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라. “날아가는 화살은 날지 않는다”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 있으신가? 아마 안 되실 것이다. 그럼 됐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문장이 중용(中庸)에 있다. 중용 12장, 첫 구절로 자왈(子曰)이 없.. 2016. 9. 1.
[대학] 치국, 비록 적중하지는 못할지라도 과히 멀지는 않은 것 정치는 갓난아기를 보호하듯이 - 여보적자(如保赤子) - 대학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推己及人(추기급인)이다. 나를 훌륭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으로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것, 그리고 그것이 천하를 평안케 하는데 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推己及人(추기급인)이다. 그래서 대학의 8조목은 격물에서 시작해서 평천하로 끝나고, 전의 구성도 8조목이 본말의 구도로 이어져있다. 이번 연재는 8조목 중에서 治國(치국)이다. 齊家(제가) 다음, 治國(치국). 제가가 本(본)이고 치국이 末(말)이다. 齊家治國(제가치국)장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른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먼저 그 집안을 다스리는데 있다”라고 한 것은 그 집안을 가르치지 않고서,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므로 군자는 집을 .. 2016.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