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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9

담헌 홍대용 ⑤ 『의산문답』 성리학을 넘어선 인간의 조건 홍대용의 『의산문답』: 다른 우주, 다른 세상 우주의 이치로 세상의 이치를 꿰뚫다 1. 중국 여행 그 후, 『의산문답』 담헌 홍대용에게 중국 여행의 후폭풍은 상당히 거셌다. 항주 선비들과의 필담을 묶어 편찬하고, 여행기를 쓰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국 여행은 담헌의 사유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박제가에 의하면 청나라에서 돌아와 담헌은 수리와 기하 연구에 완전히 몰입했다고 하는데, 『주해수용』이라는 수리학 책의 편찬은 그 결과물이었다. 담헌은 또 실용적 지식을 정리하는 일에 머물지 않았다. 중국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인하여 천문과학의 이치를 궁구하는 동시에 이것으로 세상의 이치까지 꿰뚫는 작업을 시도했다. 그 결산물이 『의산문답』이다. 『의산문답』은 중국과 조선의 경계에 놓인 ‘의무려산’을 배.. 2015. 2. 10.
[노론백수 1세대 김창협] 주자학으로 주자학을 가로지르기! 주자학을 횡단하는 주자학자! 1. 송시열과 윤휴의 대결, 주자학 대 원시유학 농암 김창협은 송시열의 학맥을 계승하여 주자학을 지켜낸 노론계의 정신적 지주다. 농암의 동지이자 스승이었던 송시열은 “나를 알아줄 분도 주자이고, 나를 죄줄 분도 오로지 주자다”를 외쳤던, 철두철미 주자학자였다. 송시열은 어지러운 시대, 오랑캐가 중국을 장악한 시점에서, 이 난국을 타개할 방책은 북벌이자 중화이념의 고수라고 생각했다. 송시열에게 중화의 이념은 오직 주자학이었다. 주자의 이념을 더 견고하게 고수하는 것, 더 철저한 주자주의자가 되는 것 말고는 오랑캐를 타개할 방책이 없었다. 이 때문에 송시열은 주자의 해석 말고는 어떤 해석도 용납하지 않았다. 더구나 남인계의 윤휴로 인해 송시열은 더 고집스럽게 주자 해석의 독보성에.. 2014. 4. 29.
[노론백수 1세대 김창협] 시험을 위한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과거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1. 군자의 길, 학문의 길! 조선시대 선비들은 누구나 벼슬에서 물러나고 나아가야 하는 ‘출처(出處)’의 때를 고민했다. 그러나 농암 김창협에겐 ‘출처’를 어느 때 해야 하는지는 문제되지 않았다. 아무리 때에 맞게 처신한다 하더라도 벼슬길에 나아가는 일이 자칫 부귀에 미혹된 것일 수도 있고, 물러나 숨어사는 일이 단지 인륜을 저버리고 자연에 묻혀 사는 데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자는 사소한 청렴을 지키거나 시시콜콜 삼가는 것으로 지조를 지킬 일도 아니고, 사사로운 지혜나 천박한 술수로 일을 삼아서도 안 된다. 농암에게는 나아가든 물러가든 먼저 할 일이 있었으니, 바로 ‘군자의 길’이다. 군자의 길은 다름 아닌 ‘자기를 닦는 학문’! 곧 위기지학(爲己之學)이다. 사물의 .. 2014. 4. 15.
공자보다 조금 '야'한 양명의 '앎-삶-배움'을 만나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① 『전습록』과 함께 읽기를 권함 ♬ 오늘은 『전습록』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의 경우는 『분서』를 먼저 읽고 『전습록』을 만나고, 『전습록, 앎은 삶이다』를 읽게 되었는데요~ 꼭 제가 추천하는 순서를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강하게 끌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다음 책은 자연스레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게 될 테니까요. 왕양명에 관한 더욱 다양한 책은 『전습록, 앎은 삶이다』의 부록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 지금 우리가 양명의 삶에서 보고자 하는 건 그의 특별하고 비범했던 능력을 들추기 위한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양명의 삶과 사유는 범상치 않은 위인의 특별한 드라마에도 한 인간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삶의 무게가 있을 수밖에 없.. 2012.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