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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란4

우황청심환의 재료가 소의 담석이라고? 응급할 땐! 우황청심환 연암! 청심환 때문에 곤혹을 치르다 1780년 연암 박지원은 청나라에서 한 몹쓸 노파를 만난다. 앞서 간 연암의 일행이 자신의 참외를 값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집어갔다며 거짓 눈물을 쏟던 노파. 그녀가 노린 것은 조선의 명약으로 소문난 청심환이었다. 어느 절 마당에 말리던 오미자 몇 알을 집어먹었다고 강짜를 놓던 중국 승려도 있었다. 알고 보니 이 승려 역시 청심환을 얻을 속셈으로 부러 트집을 잡은 것이었다. 연암은 청심환 때문에 어이없는 경우를 연거푸 당한 셈이다. 순조 시대의 학자 김매순도 “중국 북경 사람들은 청심환이 다 죽어가는 병자를 다시 소생시키는 신단(神丹)이라 하여, 우리 사신이 북경에 들어가기만 하면 왕공, 귀인들이 모여들어 구걸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하였다. 예나.. 2013. 11. 1.
기운도 없고 속이 허하다고요? 닭고기로 보양하세요 뜨거운 치킨과 시원한 삼계탕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비상이 걸리는 곳은 어딜까? 그곳은 뭐니뭐니해도 치킨가게다. 제아무리 산더미처럼 닭을 튀겨둔들, 가가호호 골목골목 모여 앉은 사람들의 주문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치킨 먹으며 축구보기 국민행동운동본부라도 있는 거 아닌가 싶지만, 물론 그럴리가 없다. 아무튼 몇 시간 전부터 서둘러 주문해놓지 않으면 그날 치킨은 포기해야한다. 그렇게 언제부턴가 축구와 치킨은 한 세트가 되었다. 하긴 닭은 축구하고만 세트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전래로 닭은 장모의 사위사랑이나 한여름 복날의 상징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한때 히트쳤던 책의 제목으로 미뤄보자면 서양에선 닭이 영혼을 위로하는 대표 식자재이기도 한 모양이다. 국, 찜, 구이, 튀김, 백숙, 볶음에 꼬치,.. 2013. 8. 15.
알맹이만큼 유용한 껍데기! 열뜬 머리를 식혀주는 진피(陳皮) 껍데기는 가라? 묵을수록 좋은 귤 껍데기 진피(陳皮) 내가 버린 껍데기, 아니 약재 4월, 시인은 외쳤었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라고. 한데 4월을 여는 오늘의 본초는 껍데기다. 그것도 말라비틀어진 묵은 껍데기. 대체 무슨 껍데기기에, 초목에 흠씬 물오르는 이 화사한 봄날에 감히 껍데기 따위를 들이미느냐고? 후후. 알면 후회할 텐데... 그래도 궁금하다면 따라와 보시라. 지난 겨우내 감이당 학인들의 갈증과 허기(밥과 그닥 상관없는)를 달래주었던 귤. 수업이 끝나고 나면 귤이 가득 들었던 박스 안에는 귤 껍데기만 수북이 남겨져 있었다. “진피감온순기공~ 화비유백담취홍(陳皮甘溫順氣功 和脾留白痰取紅)~ 진피는 미감성온하다. 순기하는 데 효.. 2013. 3. 28.
백출과 창출, 장수의 기본을 말하다 출 브라더스, 동안의 비결을 알려다오 김주란(감이당 대중지성) ※ 삽주 뿌리는 부위에 따라 백출과 창출로 나뉘는데, 오늘은 두루두루 섞어서 이야기를 할까한다. 사군자탕에는 백출을 쓴다. 허균, 동안 노인을 만나다 그동안도 본초서당은 솔솔찮게 옛날이야기를 들려 드렸다. 하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그간의 ‘~카더라’식 전설과는 좀 다르다. 이 이야기의 필자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이다. 그는 명문사대부가 출신이면서도 당시 선비사회가 이단시하던 불교와 도교사상에 깊이 빠져 있었다. 이 이야기는 그가 남긴 당대 용사, 충신, 명사들에 관한 인물평 중 하나이다. 때는 선조 36년 계묘년이었다. 허균은 강원도에서 113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50대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초절정 동안 어르신을 만난다. 한데 자신의 이 깜짝.. 2012.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