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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3

나 혼자 '잘' 산다? 자립의 두 얼굴 - 자유와 권태 사이 자유로움과 권태 사이 나는 올해들어 이용자 둘을 번갈아 활동 보조 하고 있다. 평일은 H와 함께 보내고, 일요일에는 J를 만나러 간다. (나와 J는 H와 일을 시작한 지 일 년 정도 지났을 때 센터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다. 친구 사이인 그녀 둘을 동시에 ‘활보’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우연이었다.) H와 J는 서른 즈음의 아가씨들로, 그 둘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그들은 같은 시설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그 곳에서 서로 친해졌다. 그들이 있었던 시설은 홀트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시설 안에는 장애인시설, 미혼모시설, 병원, 식당, 밭, 교회, 특수학교 등이 모여 있다. 그 안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었기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시설 밖을 빠져나와 본 적이 없었다. 그들에게 시설은 곧 온.. 2015. 12. 4.
사는게 지루해? 혹시 기허? 여행처럼 몸에 새로운 길을 내는 '보중익기탕' 권태와 중독 사이 – 보중익기탕의 낯선 체험 -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포에버〉의 화두는 권태다. 괴물의 이미지를 벗고 안락한 삶을 살게 된 슈렉은 매일 똑같은 일상에 권태를 느낀다. 급기야 단 하루, 괴물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악당의 꼬임에 넘어가 위험한 계약을 하고 만다. 슈렉은 괴물이었던 리즈(?)시절을 하루 동안 만끽하는 대신 그의 일생 중 하루를 악당에게 내어주었다. 그 많은 날들 중 단 하루쯤이야 얼마든지 반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악당은 그 하루를 슈렉이 태어난 날로 정했다. 악당이 슈렉의 태어난 날을 빼앗았기 때문에 슈렉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괴물로 살게 된 하루가 지나면 돌아갈 몸이 없어진다. 슈렉이 이런 위험한 거래를 감행한 것은 지긋지긋한 일상의 반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2015. 11. 17.
패기 넘치는 혈자리, 척택! 척택(尺澤), 물길을 내다 조현수(감이당 대중지성) 물 위의 삶 “요즘 애들은 패기가 없어.” “젊은 애들이 왜 그래.” 어른들에게 곧잘 듣는 말이다. 주위를 둘러본다. 패기가…… 어딨어? 다 이렇게 사는 거 아냐? 패기가 뭐길래, 그토록 찾으실까. 패기의 사전적 정의를 보자 ㅡ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해내려는 굳센 기상이나 정신". 사실 이런 거라면 꼭 가져볼 만하다. 그렇다,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는 거, 울타리에서 조금만 나가면 겁에 질리고 죽을 듯이 괴로워하는 거. 그거 버려야 한다.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다른 사람, 다른 삶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내 두 발로 선다는 것은 물질적인 자립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20대는 돈 없고 백 없는 게 당연하다. 대신 그 자리를 부모님과 학교, .. 2012.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