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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15

왕을 정하는 하늘의 뜻? 공자가 말하는 천명이란 귀신① - 제사의 정치성 주변의 누군가가 귀신을 본적이 있다고 하면 여러분은 뭐라고 하실 텐가? 아마도 헛것을 보았다고 하실 분이 많을 것이다. 귀신을 보았다는 사람은 귀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고, 헛것을 본 것이라고 타박하는 사람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상통하는 점이 있으니, ‘보인다’는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한 사람은 보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귀신은 존재하지 않기에 볼 수 없는 것이라 주장한다. 유가(儒家)에서는 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중용(中庸)에는 귀신에 대해 말한 장(章)이 있다. 일명 귀신장이라고 하는 16장인데, 이로부터 2가지의 서로 다른 주제를 이야기 해 보고 싶다. 하나는 제사의 정치적인 의미에 대해서이고.. 2016. 9. 22.
엄마가 이를 드러낼때 떨 수밖에 없는 것은... 엄마의 힘-아치(牙齒)-프랑수아 줄리앙 세(勢) : 용이 올라탄 구름 용이 나오는 그림책을 들고 아들 녀석이 한 시간째 뒹굴고 있다. 풀어야 할 수학 문제도 있고, 시간 맞춰 써야 할 일기도 있을 텐데, 아이는 전혀 할 마음이 없는 모양이다. 내가 이례적으로 나섰다. 얘야, 엄마가 뭐라 그러기 전에 알아서 움직여라. 아이는 소파에 여전히 틀어박힌 채, 아빠, 이 그림책 보고요,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뭐, 내가 아이에게 꾸짖으려 말을 건넨 게 아니라서 가만히 나뒀다. 그런데 어깨너머 그림책에 나오는 용 그림이 정말 역동적이다. 용이 그림책 양면을 모두 차지하고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림책을 뚫고 나갈 기세다. 저런 그림을 보고 있는데 공부하라는 내 말이 들리겠는가. 나마저 그 기운에 사로잡혀 소파에 같.. 2014. 10. 15.
북드라망 신간, <고미숙의 근대성 3부작> 출간! 계몽, 연애, 위생! 각각의 주제로 '근대성'의 계보를 파헤치는 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곧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은 책을 한 권씩 소개해드릴께요. 1권 『계몽의 시대』는 '근대적 시공간과 민족의 탄생'을 주제로 다룹니다. 기차가 도래하면서 기존과 다른 시공간이 구성되었다는 것! 속도, 문명의 빛 그리고 잠/꿈/종의 배치가 어떻게 사람들의 무의식에 새겨지게 되었는지 그 현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근대적 시공간의 표상에는 정확하게 이런 특이성이 결락되었다. 인간은 더 이상 우주와 공명하지 못한다. 별의 운동과 위치를 정확히 꿰뚫고, 심지어 그것을 정복할 수는 있을지언정 우주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은 모조리 차단되었다. 이젠 어떤 학자도, 심지어 천체 물리학자라 해도 우주와 공명하.. 2014. 4. 22.
자기가 지배하고, 자기가 복종하는 사회 #자동완성기능─血─장 자크 루소 자기가 지배하고, 자기가 복종하는 사회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는 “인간은 태어날 때는 자유로웠는데, 어디서나 노예가 되어 있다”(루소, 『사회계약론』, 김중현 옮김,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0, 34쪽)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사회계약론』을 시작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할 수 없다. 즉 타인을 노예로 만들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루소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인간이 본성적으로 정치적이라는 점을 부정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연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시점이 생긴다. 자연 상태에서 자기를 보존할 수 없을 정도로 방해물들이 많아졌을 때다. 방해물로는 사.. 2014.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