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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18

[내인생의일리치] ‘상습화된 승객’을 거부하라! ‘상습화된 승객’을 거부하라! 이소현 한 걸음도 걷고 싶지 않다 이반 일리치는 교통을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자력이동이다. 자신의 신진대사 에너지를 이용하여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또 하나는 모터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는 수송이다. 자력이동과 수송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이동할 때 자율적 에너지를 사용하느냐 타율적 에너지를 사용하느냐다. 통상적으로 교통이란 자동차와 같은 수송수단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에도 일리치가 자력이동을 굳이 교통으로 언급한 이유가 뭘까? 수송산업의 발전으로 타율적 에너지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게 증가하면서 자율적 에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에 대해 말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작년부터였던 것 같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쓰러져있는 연두색 킥보드가 종종 발견.. 2024. 3. 15.
[기린의 걷다보면] 남산을 걷다 남산을 걷다 나는 남산 밑에 자리했던(지금은 안산으로 옮긴)예술대학을 다녔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퍼시픽호텔이 있는 방향으로 나와서 경사진 골목을 올라가면 강의를 듣던 건물이 있었다. 그 골목을 끝까지 올라가면 남산자락으로 통했다. 하지만 나는 학교를 다닐 때 한 번도 골목 끝까지 올라 남산까지 가본 적이 없었다. 학교에서 집까지 거리가 멀기도 했고, 주말에는 2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 집만 오가며 보냈던 것 같다. 10월에 날씨 좋을 때 남산 둘레길을 걷자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 학교를 졸업한지 25년이 흘러갔는데 그 골목은 그대로일지 궁금했다. 10월 15일 일요일, 서울 시청까지 가는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뭔지 모르게 설레었다. 약속장소인 덕수궁 앞에서 먼저 와있던 .. 2023. 12. 8.
[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 두통, 자기 탐구의 기회 두통, 자기 탐구의 기회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7일 동안 명상센터 봉사를 다녀왔다. 수련생 70명의 식사 준비를 하는 부엌 봉사 팀에서 일했다. 부엌 팀 6명의 봉사자 중에서 키가 크고 다부진 체격을 가진 28살 청년이 밥과 죽을 담당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을 끝내면 누구나 힘들어하는 설거지를 말없이 와서 도와주곤 해서 팀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말수가 없던 그가 5일째 아침에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특발성 국소 두통’의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청년은 두통이 심해서 1년 전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사를 했다고 한다. 뇌 CT도 이상이 없었고 정신과에서도 특별한 소견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원인도 모르는 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았고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었.. 2023. 10. 6.
[기린의 걷다보면] 해파랑길 24코스를 걷다보면(with 땡볕) 해파랑길 24코스를 걷다보면(with 땡볕) 7월 30일 토요일 아침, 후포는 햇빛 쨍쨍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낮 최고 기온 32도에 체감 온도는 34도 라고 했다. 후포 한마음 광장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24코스를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아침 아홉시, 온 몸으로 쏟아지는 햇빛의 열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십 분쯤 걸어 등기산 공원 초입에서 가지 말까 잠깐 망설였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얼굴 전체를 가린 모자에 팔토시까지 했더니 순식간에 땀범벅이 된데다 발걸음도 무거웠다. 망설임을 떨쳐내기 위해 한 호흡 깊이 들이마시고 공원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서서 걷기를 시작했다. 내 기억의 바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동해안의 해변길로 총 750㎞에 이르는 길인데 2016.. 2023.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