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11 케이트 윌헬름,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 세대를 가르고 흐르는 강 케이트 윌헬름,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세대를 가르고 흐르는 강 2018년 3월 1일은 오랜만에 잘 닦은 유리처럼 날이 쨍했다. 시야가 맑고 투명했고, 햇빛은 공기를 뚫고 직선으로 내리꽂혔다. 본따 오려낸 것 같은 그림자들이 발밑에서 춤을 추었다. 만물의 가장자리가 먹선으로 그은 듯 또렷한 날이었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살갗을 할퀴는 공기가 유난히 차고 날카로워, 나는 낮 볕이 따사로운 걸 알면서도 연신 옷깃을 다시 여몄다. 시내 대로를 따라 오래 걸었다. 뺨이 에이고 손이 곱아오기 시작할 즈음 비로소, 잠깐 몸을 녹일 겸 종로타워에 들어갔다. 잠깐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유명한 격언이 말하듯이,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나는 의도치 않게 그 안에.. 2018.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