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21 『나는 일본군, 인민군, 국군이었다』 - 조국과 민족의 짙은 그늘 『나는 일본군, 인민군, 국군이었다』 - 조국과 민족의 짙은 그늘 '민족'이라는 말 속에 포함된 근·현대의 모든 신화들을 빼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식민지 40년의 집단 기억이 없다면 오늘날 '민족'이라는 개념이 나에게 주는 뉘앙스는 아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 이름으로 가해진 다양한 형태의 폭력들을 떠올려 보면 자연스럽게 민족의 일원이기를 거부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동시에 그 속에 짙게 배어버린 비탄과 연민 속에서 나는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와 같은 개념과 정서 사이의 균열이 이른바 '역사'를 대하는 내 의식의 기반이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나는 잘 울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야기'에 이입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야기'를 (지어낸) 이.. 2017. 5.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