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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0

11월 첫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11월 첫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희망에 미래는 있는가』, 로제 폴 드루아 , 모니크 아틀랑, 김세은 옮김, 미래의창 출판사 책소개굴곡진 역사를 버텨온 희망의 양면적 속성을 성찰하고, 다시 희망하는 법을 궁구하는 책이다. 신화에 따르면, 판도라의 상자에 홀로 남은 희망은 세상에 퍼진 온갖 악을 처단할 선의 보루이자 불확실성과 불행이 파견한 악의 척후병이다. 곧 희망은 최선의 미래와 최악의 미래를 동시에 꿈꾼다. 그래서 희망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를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당장 해결하려는 조급함에 찌든 오늘날, 우리는 희망하기를 멈추도록 강요받는다. 희망은 선망이 아닌 무관심과 두려움의.. 2016. 10. 31.
‘가장 낮은 곳’부터 마비시키는 시대 : 뉴욕과 이반 일리히 ① '가장 낮은 곳'부터 마비시키는 시대 ① : 뉴욕과 이반 일리히 삼 년 전, 계획에도 없었던 뉴욕행을 떠나 팔자에도 없는 대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일차적인 까닭은 비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내심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세계 각국에서 흘러들어온 사람들과 공부해 보겠느냐는 기대도 있었다. 그 기대가 없었더라면 나는 중졸 백수에서 뉴욕 유학생으로 신분 상승(?)하기 위한 댓가를 치를 수 없었을 것이다. 무려 미국 검정고시를 치러야 했으니 말이다. 슬프게도,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교는 검정고시 준비보다 더 재미없었다. 수업은 수동적이었고, 교과서는 건조했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람처럼 사라졌다. 우정을 쌓을 시간조차 없었다. 학교는 국적과 상관 없이 문제인 것일까? 아니, 정말 문제는 나였.. 2016. 10. 28.
정(精)을 통해 익히는 삶의 윤리 정(精)을 통해 익히는 삶의 윤리 연구실에 처음 접속하는 학인들을 보며, 나는 가끔 이곳에 처음 공부하러 왔을 때를 떠올리곤 한다. 익숙지 않은 공간, 모르는 사람들, 생소한 책들 등 그 모든 것이 새로웠던 그 때, 나에게 가장 낯설게 느껴졌던 것은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언어였다. 같은 나라말인데 뭐 얼마나 차이가 있겠냐 싶겠지만 바깥(?)세상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이 용어들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 후, 귀동냥으로 여러 개념들을 주워들으며 그 말이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렇게 연구실 생활에 적응하던 무렵,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서 불문율처럼 자리 잡고 있던 문구를 발견하였다. 그것은 바로 ‘정(精)을 아껴라!!’ 대체 이 정(精)이 무엇이기에 아껴야 .. 2016. 10. 27.
올리비에 메시앙② <투랑갈릴라 심포니> - 음향무쌍! 올리비에 메시앙② - Olivier Messiaen, 투랑갈릴라! 곡 제목을 몇 번 소리내어 말해보라. 입안 가득 경쾌한 리듬 감각이 살아나지 않는가? 나에게 이 거대한 심포니는 감상할 때마다 이전에 들을 수 없었던 소리의 색채들과 음악 언어의 다양한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매혹적인 소리의 물결이 매 악장마다 변화무쌍한 대비를 통해 펼쳐진다. 현란하게 쏟아지는 빛의 음향이 나타나다 문득 묵직한 브라스 소리가 죽음의 그림자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타악기들의 다양한 타격의 향연이 이어지는가 하면 몽환적이고 영롱한, 마치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에 등장하는 쎄이렌의 소리가 이와 같은 음색은 아니었을까 여겨지는 신비의 가락이 들려오기도 한다. 투랑갈릴라의 주제를 몇 가지 키워드로 설명하자면 '놀이, 사랑,.. 2016.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