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드라마극장] "아프냐? 나도 아프다" 삼시세끼 농촌편 출연자 각자 드라마 속 명대사

편집자k의 드라마극장

 

 

  그들의, 명대사



아, 갑오년 입춘이 엊그제였던 것만 같은데 벌써 24절기의 마지막 스텝, 대한(大寒)입니다(오늘이 대한입니다. 다들 아시지요?^^). ‘큰 추위’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졌지만 보름만 버티면 새봄이 온다고 생각하니 하나도 무섭지가 않습니다. 무엇보다 ‘끝이 난다’는 데에서 오는 개운함 같은 것이 대한에서 느껴진다고 할까요. 이제 곧 지나갈 갑오년에, 대한이란 절기처럼 끝난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 예능이 있으니, TVN의 <삼시세끼>입니다. 개인 사정(채널 월정액을 끊었습니다;;;)으로 회당 세 번씩은 본 듯합니다. 딱히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좋았습니다. 그저 세끼 해먹는 것만으로 하루가 끝나고, 수수를 다 베는 것으로 한 해가 끝나는 포맷이 좋아서 그리고 밍키가 있어서(!!!) 또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거의 <참 좋은 시절>의 출연진이었다는 건 함정;;)이 많이들 오셨다 가셔서 지난 연말 휴가를 <삼시세끼>와 함께 보냈더랬지요. 오늘은 <삼시세끼>의 추억을 곱씹으며, 제 마음속의 <삼시세끼> 출연진의 대표작과 명대사를 하나씩만 꼽아보려 합니다(스압 예방을 위해 <참 좋은 시절> 출연진 중에서만……). 상당히 주관적이며 심지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둡니다.



서지니 : 형 농부

“아프냐? 나도 아프다” (다모, 2003)



전 아직도 지진희와 함께 이서진은 ‘사극 전속배우’여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예능을 포함한 현대극에서의 이서진의 연기는, (제가 봤을 때) 연기가 아닙니다. 그냥 생활이죠. 그 특유의 까칠함은 도저히 연기라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없는 따뜻함을 발휘하는 사극에서야말로 진정한 ‘연기력’이 빛난다고나 할까요? 아직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만 떠올리면 배우가 ‘까칠이 서지니’라는 사실을 잊고 그저 ‘캬~’ 하는 감탄사를 토하게 되네요. <참 좋은 시절>에서 불같은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아직 ‘명대사’라 할 만한 것은 없는 동생 농부 택연이는 일단 패스!



윤여정 : 1회, 마지막회 게스트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야” (거짓말, 1998)



이...이런 표현은 참으로 불경스러운 것일 것이지만 전 윤여정 선생님의 연기가 참 사랑스럽습니다. <삼시세끼> 대부분의 게스트들이 한 일가를 이루고 있었던 <참 좋은 시절>의 장소심 연기도 그랬고,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남편의 퉁박에도 아랑곳없이 시를 읊는 모습도 그랬고, 심지어 영화 <돈의 맛>에서 남편 백윤식을 집안의 CCTV로 감시하거나 김강우를 범하는(?) 연기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드라마 <거짓말>의 성우 엄마, 윤영희로 나왔을 때입니다. <거짓말>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명대사로 대개 “사랑은 또 와. 사랑은 계절 같은 거야”가 꼽히지만 제가 더 좋아하는 대사는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야”입니다. 사랑이 계절 같은 거면 때 되면 오게요? 잘 되면 합의, 잘못되면 송사……가 사랑과 더 닮지 않았나요?;;;



최화정 : 1회, 마지막회 게스트

“주사 한 대만 놔줘요” “잘난 체 하지 말어. 이 새끼야”(겨울나그네, 1990)



안타깝게도 사실 위의 두 대사가 정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저런 뉘앙스이긴 했습니다요. 강석우(꺄악! 좋아요^^), 이미숙, 안성기, 이혜영 주연의 영화 <겨울나그네>(1986)가 1990년 KBS드라마로 리메이크됐었는데요. 이때 최화정 언니는 동두천 기지촌의 ‘제니’ 역할을 맡았었습니다. 거칠지만 위의 대사가 제니에게는 나름 작업 멘트였는데요. 의대생이었다가 이런저런 사연으로 기지촌으로 흘러들어온 민우에게 접근하던 구실이 주사(注射)였고, 하다하다 안 되자 주사(酒邪)로 두번째 대사를 날리며 병을 깨서 손목을 긋는데, 이때 실제로 다쳤다고도 하는 것 같습니다. 좌우간 이렇게 짱짱했던 언니가 세월이 흘러 무려 ‘택연’의 생모 역으로 나와 얼마나 놀랐던지요(하…하긴 <거침없이 하이킥>에선 범이 엄마로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했었지요;;;)




김광규 : 4회, 9회, 마지막회 게스트

“누님, 빵꾸가 아니라 영굽니다” (환상의 커플, 2006)



네, 압니다. 김광규, 하면 누구나 “아부지 뭐하시노?”를 떠올린다는 거. 하지만 명대사는 마음속에 있는 거죠! 제 마음속 김광규 아저씨의 명대사는 “누님, 빵꾸가 아니라 영굽니다”입니다. 어느 한 장면 웃지 않고 지나간 것이 없는 <환상의 커플>이었지만 저 대사와 함께 “우린 사돈의 팔촌이었어!” 하며 절규하는 장면에선 울다시피 했었지요. 그리고 노상방뇨(?) 장면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말로 설명이 잘;;; 직접 보세요!^^




백일섭 : 2회 게스트

“나한텐 드러운 년 아니지.” (떨리는 가슴, 2005)




<참 좋은 시절>의 출연진은 아니었지만 번외로 한 분만 더 소개하고 싶습니다. 백일섭 선생님인데요. 참으로 짧게 출연하셨지만 여운이 깊었던 <떨리는 가슴>에서의 명대사를 소개하고 싶어서요. <떨리는 가슴>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저는 죽기 전 꼭 봐야 할 한국드라마로까지 꼽고 싶구요. 바로 저 장면에서 두 분이 나누는 대화를 그냥 옮겨 놓겠습니다.


여보, 내가 치매걸린 남편 귀찮다고…
당신따라 떠난 드러운 년인거 알지?
나한텐 드러운 년 아니지…… 그 놈한텐 드러워도.
근데,  늙으막에 이렇게 당신 병수발하면서도 왜 이렇게 좋지?
내가 잘생겼으니까…
맞아, 그리고 당신이 나 성형시켜줘서.
당신 돈 열심히 벌어서 우리 돈 많았을때
당신이 병원에 데리고 가서 내 얼굴 주름살 펴줬잖아
힘들게 살아서 이쁜 얼굴 주름생겼다고.
당신 쪼들릴 때 내가 일 나가겠다고 하니까 일 못하게 했잖아
죽도록 일했으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나 당신 너무 좋아. 너무 좋아, 당신…
어떤 년놈들이 뭐라고 하든간에, 나 당신 너무 좋아…
그래 봤자 뭐하냐. 또 고생인데, 말년에…
그래도 좋아… 


아, 이렇게 맛보기로만 정리해 봐도 ‘삼시세끼’ 드라마만 보고 싶네요. 하지만 안 됩니다!! 전 입춘에 맞춰 출간될 ‘낭송Q시리즈’ 서백호편 편집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러니 북드라망 독자님들도 ‘서백호편’ 나오기 전에 드라마 다 봐두셔요! 곧 낭송의 봄이 다가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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